롯데 vs 신세계, ‘명동의 주인’ 가린다···예술로 맞붙은 본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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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명동의 주인’ 가린다···예술로 맞붙은 본점 경쟁

이뉴스투데이 2025-05-14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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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이 옛 제일은행 본점을 재단장한 ‘더 헤리티지’를 열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신세계백화점이 옛 제일은행 본점을 재단장한 ‘더 헤리티지’를 열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서울 명동 상권의 주도권을 놓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정면 승부에 나섰다. 리뉴얼(재단장)과 예술 콘텐츠를 앞세워 문화와 공간을 결합한 ‘타운’ 전략 경쟁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롯데타운 명동’ 띄우는 롯데···‘아트페스타’로 봄 공략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점 영플라자 전면 개보수 공사에 돌입했고 명품관인 에비뉴엘도 재단장을 준비 중이다. 본관은 2021년부터 대대적 리뉴얼을 시작해 남성해외패션관, 여성패션관, 식품관, 뷰티관, 스포츠&레저관, 키즈관을 차례로 열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은 오는 29일까지 ‘도심의 열기’를 테마로 ‘롯데타운 명동 아트 페스타’를 연다. 을지로입구역부터 롯데호텔 서울 광장, 롯데백화점 본점에 이르는 ‘롯데타운 명동’ 일대를 다양한 예술 작품과 체험형 콘텐츠로 채우는 행사다.

호주 출신 아티스트 ‘브롤가’가 명동 아트 페스타를 위해 디자인한 캐릭터 ‘스티지’가 고객을 맞는다. 행사 기간 롯데타운 명동 곳곳에서 8m 높이의 벌룬 조형물, 공중에 매달린 5m 크기의 조형물 등 다양한 형태의 스티지를 만나볼 수 있다.

에비뉴엘 전관과 본관 1~4층에서는 도시 풍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도시인의 감정을 조명하는 전시가 진행된다.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 작가가 메인 아티스트로 참여해 에비뉴엘 전관을 갤러리처럼 꾸몄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아트 페스타를 명동 상권을 대표하는 봄 이벤트로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본점과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상권 내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타운 명동을 강북 최고의 쇼핑·관광·문화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품의 차별화에만 머물러 있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승부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 앞에 호주 출신 아티스트 ‘브롤가’가 명동 아트 페스타를 위해 디자인한 캐릭터 ‘스티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황수민 기자]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 앞에 호주 출신 아티스트 ‘브롤가’가 명동 아트 페스타를 위해 디자인한 캐릭터 ‘스티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황수민 기자]

◇전통 건물에 예술 입힌 신세계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달 명동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더 헤리티지’로 리뉴얼해 개관했다. 1935년 준공된 이 건물은 국내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한국 전쟁 때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신세계 측은 30여 차례 국가유산위원회 위원의 자문을 거쳐 1935년 준공 당시와 90%가량 동일한 수준으로 건물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4층에는 대한민국 유통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관과 고품격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헤리티지 뮤지엄’이 들어섰다. 

현재 헤리티지 뮤지엄에서는 개관전인 ‘명동 살롱: 더 헤리티지’가 진행되고 있다. 1950~60년대 명동 일대의 모습을 담은 1세대 사진가 성두경·임응식·한영수 3인의 사진을 통해 근대 건축 유산으로서 본점 더 헤리티지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예술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작품과 더불어 당시의 다양한 옛 소품을 전시하고 그 시절 유행했던 살롱 문화를 재현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한 뒤 남대문과 명동 일대에 쇼핑타운을 조성해 강북 지역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관은 패션·식음료 중심 ‘디 에스테이트’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은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본관은 명품·잡화 중심 ‘더 리저브’로 새롭게 꾸며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본관 외벽에 농구장 3개 크기인 1292㎡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신세계스퀘어’를 설치했다. 신세계는 이 공간에서 K팝 뮤직비디오, 미디어 아트 등을 상영하며 문화예술의 대중화와 도시 경관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한 시민이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진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한 시민이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진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바뀐 소비자, 살아나는 상권···타운 전쟁 배경은?

백화점들이 ‘타운’ 조성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주요 소비층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산층이 주요 고객층이었다면 최근에는 Z세대(1997∼2006년생)가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만을 쫓기보다 신생 브랜드, 유명 베이커리 등에 열광하고 백화점을 ‘소비’가 아닌 ‘경험’하는 장소로 방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에 예술과 전시, 체험 콘텐츠가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또 각 사의 본점이 있는 명동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핵심 상권이자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의 대표 상업지로 꼽힌다. 브랜드 위상과 상권 장악력, 미래 유통 전략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0%대까지 치솟았던 명동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4.4%까지 떨어지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늘고 있다. 

극심한 소비 침체 영향으로 백화점 1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80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줄었다. 국내 백화점 매출이 1.4% 줄었지만 해외 백화점 사업 매출이 6.2% 증가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에 매출 6590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0.8%, 5.1%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하우스 오브 신세계, 신세계 마켓, 디 에스테이트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감가상각비가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상권의 부활 조짐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롯데와 신세계 모두 본점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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