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지난 5일부터 열린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선 것은 LG였다. LG는 1~3차전을 모두 따내면서 우승을 목전에 뒀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초반 3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100%’(4회 중 4회)였다.
하지만 올 시즌 역대 최단기간인 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한 SK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SK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4차전에서 73-48로 뒤늦은 승리를 거뒀다. SK는 기세를 이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5차전 역시 86-56, 30점 차 대승을 거두면서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꿨다. 챔피언결정전에서 1~3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2연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에 SK의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리버스 스윕은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프로농구(NBA)에도 나오지 않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6차전을 앞둔 두 팀의 승부의 키는 정규리그 MVP SK의 안영준과 LG 아시아 쿼터 포워드 타마요가 쥐고 있다. 시리즈 초반 활약한 이는 타마요였다. 그는 1차전 24득점 10리바운드를 시작으로 2차전 27득점 7리바운드, 3차전 18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LG의 3연승을 이끌었다. 반면 정규리그 MVP 안영준은 1차전 11득점, 2차전 9득점, 3차전 7득점에 그치며 SK를 3연패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4차전부터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3차전까지 맹활약하던 타마요는 4차전 7득점, 5차전 8득점으로 급격한 부진을 겪기 시작했다. 반면 안영준은 4차전 13득점 8리바운드로 반등한 이후 5차전에서 21득점을 올리며 SK의 대반격을 이끌었다.
시리즈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SK의 수비 방식이 변한 까닭이다. 1~3차전에선 LG가 아셈 마레이와 타마요를 앞세워 골 밑을 지배했다. 이에 전희철 SK 감독은 LG 선수들을 골대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는 수비 방법을 제시했고, 이는 4~5차전에서 제대로 먹혀들었다. 실제로 LG는 골밑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무려 40개의 3점 슛을 던졌다. 이는 25개의 SK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한 타마요 역시 SK의 수비벽에 막혀 5차전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고, 자유투를 단 1개도 얻어내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반면 SK는 단단한 수비 이후 장기인 속공이 살아나면서 흐름을 탔다. 전희철 SK 감독은 “ “정규리그 당시 좋았던 모습이 그대로 나온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 좋았던 수비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6차전이 힘들 것 같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을 믿는다. 올라왔다고 판단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영준 역시 “정규리그에서 연승을 달릴 때보다 지금 분위기가 훨씬 좋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LG 팬들의 응원이 워낙 강하다. 하지만 저는 조용한 게 좋다. LG 팬들이 조용해지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계속 그렇게 플레이할 것”이라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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