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을 찾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에 있는 한국은행, 산업은행, 주택은행을 전부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겠지만,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켜 검증받고 재신임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번화가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부산 시민들이 원한다고 해서 산업은행을 이전해주겠다는 불가능한 약속을 거짓으로 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사람들이 저한테 이런 말은 하지 말라고 했지만 꼭 해야겠다”며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되면 좋겠지만, 세상 일이란 게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추진력 강한 윤석열 대통령이 벌써 했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2000명도 밀어붙여서 나라가 이렇게 됐는데, 그분이 못했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들은 수준이 높아서 정치인이 불가능한 공약을 내면 표를 던지기보다는 ‘저 사람 또 거짓말하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선거에 나설 때 실현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공약 이행률이 95% 안팎이고 가끔 약속을 못 지킬 수는 있지만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낮은 걸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 사기를 치는 일은 없다. 그게 이재명의 강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신 ‘북극항로 개척’을 부산 지역 발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겠다, 안 되면 군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북극항로에 대한 지배권과 영향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2030년이면 북극항로가 본격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며 “정치는 말씀드린 것처럼 없는 길을 만드는 일이다. 20년, 30년 뒤 대한민국이 먹고살 길, 이 나라의 백년지대계를 세우는 것이 정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며 해양수산부와 해운 전문기업 HMM의 부산 이전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국가기관은 원래 여기저기 흩어놓으면 안 되지만, 해수부는 대부분의 업무가 해양과 수산 분야이기 때문에 해수부만큼은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정부가 직접 후방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그 핵심이 해운회사이고 그래서 HMM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HMM은 민간 기업이지만 정부가 출자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이전이 불가능하지 않다”며 “직원들도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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