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숲길을 걷다 보면 앞을 막아서는 풀이 하나 있다. 길게 뻗은 덩굴로 근처의 바위나 이웃 나무에 기대어 뻗어나가는 이 덩굴은 때때로 길을 막아선다고 해서 노박폐(路泊癈)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이 말이 변해서 현재는 '노박덩굴'이라고 불린다.
봄철에 어린 순을 따서 나물로 만들면 보들보들한 맛과 식감이 최고라는 봄나물, 노박덩굴에 대해 알아본다.
전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노박덩굴'… 최대 10m까지 자란다
노방패너울이라고도 불리는 노박덩굴은 쌍떡잎식물 노박덩굴목 노박덩굴과의 낙엽활엽 덩굴나무로, 전국 산야의 100~1300m 지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물이다.
한자로 적을 때는 남사등(南蛇藤)이라고 쓰는데, 이는 나무가 뱀처럼 생긴 등나무와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의 바위나 나무를 감고 올라가 최대 10m까지 자라는 이 풀은 줄기가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밑부분은 갈색의 목질이고 윗부분은 연한 덩굴이 되어 뻗는다.
잎은 타원형이거나 길이 5~10cm의 둥근 계란 모양이고 끝은 뾰족하며 밑부분은 둥글고 톱니가 있다. 잎에 딱히 털은 없지만, 턱잎이 갈고리 모양을 하고 있다.
5~6월에 피는 꽃은 노란빛을 띈 녹색의 꽃잎이 5개 달려있으며, 잎겨드랑이 부분에서 1~10송이씩 달린다. 꽃이 진 뒤에는 공 모양의 열매가 달리며, 이 열매는 10월에 노란색으로 익는다.
순하고 부들부들한 노박덩굴… 이렇게 먹으면 밥도둑
노박덩굴의 어린 순은 다른 노박덩굴과 식물처럼 봄철에 채취해 나물로 만들어먹기 좋다.
이런 종류의 봄나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화살나무인데, 노박덩굴 역시 화살나무의 어린 잎으로 만드는 홑잎나물처럼 그 맛과 식감이 순하고 보들보들하다.
게다가 은은하게 감도는 향도 입맛을 돋구는 데에 좋아 된장 등의 짭짤한 양념에 무치면 밥반찬으로 딱이다.
다만, 노박덩굴에는 알카로이드 계열의 독성이 함유돼 있으므로, 먹기 전에는 반드시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가둬 독성을 제거해야 한다.
약재로도 쓰이는 노박덩굴… 생으로 섭취는 절대 금물
노박덩굴은 나물로 먹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약재로 쓰이기도 했는데, 주로 열매와 뿌리 껍질을 사용했다.
노박나무의 열매는 노란 껍질 안에 붉은 과육이 있는데, 잘 익으면 껍질이 저절로 갈라지며 마치 노란 꽃잎에 붉은 방울이 달린 듯한 모양새가 된다.
이 열매는 잘 말려 볶은 뒤 가루를 내 복용하면 생리통, 치통 등을 가라앉히는 진통 효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관절염, 사지마비, 콜레라, 장티푸스 등의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뿌리 역시 잘 가공하면 훌륭한 약재가 되는데, 주로 기침 및 기관지 개선과 혈액순환 촉진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단, 열매와 뿌리 모두 잎과 마찬가지로 독성을 가지고 있어 절대 생으로 섭취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약재로 가공된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며, 그마저도 과다 복용은 절대 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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