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인공지능(AI) 후방산업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AI 열풍과 함께 주목받는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4일 독일의 100년 전통 공조기업 플랙트를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 배경에 대해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제공 경험이 풍부하고, 시설 유지 보수를 위한 전문 기술 인력을 다수 보유한 플랙트를 인수해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박물관 및 도서관, 공항 및 터미널, 대형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 중이다. 특히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가 가정용·상업용 공조 제품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다면 이번 인수를 계기로 플랙트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로 대표되는 신흥 시장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공조 사업은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 대상 중앙공조 시장은 2030년 990억 달러(140조원)로 연평균 8% 성장이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6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에 LG전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주에 4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공조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이는 북미 상업용 HVAC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시스템에어컨·히트펌프 등 고효율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해서다. 데이터센터 칠러를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와의 협력은 물론 HVAC 아카데미 활용한 글로벌 거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조직 구조도 공조 사업에 맞춰 개편했다. 지난해 말 기존 H&A사업본부에서 공조 사업을 분리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공조 사업 매출을 2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잡고, B2B 비중을 45%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재 10조원 정도 규모의 공조 사업을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 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조 CEO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의 회동에서 MS의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빅테크와의 협력 도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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