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사진관 전성시대'展…동네 사진사 이야기와 물건 등 소개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중학교 졸업 앨범을 아버지 때부터 해왔어요. 작년이 70회였으니까 1회부터 70회까지 했네요."(가업을 이은 사진관집 셋째 아들)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 동네 사진관은 삶의 중요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던 곳이었다.
삶의 순간을 기록해온 동네 사진관 사진사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물건을 모은 전시 '사진관 전성시대'가 14일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17살 때부터 54년간 한 길을 걸어온 사진사,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기록한 52년 차 사진사의 이야기 등을 통해 사진관의 기억을 돌아보고 변화를 살핀다.
한국전쟁으로 피란민이 늘어나며 신분 확인을 위한 도민증이 발급됐다. 이때 사진을 의무적으로 찍게 되면서 전국 사진관들은 호황을 맞았고 각종 증명사진을 10분이면 만들어주는 속성 사진관 개념인 궤짝 사진관도 이때 등장했다. 갖가지 풍경이 그려진 배경판과 소품들을 리어카에 싣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는 이동 사진관도 있었고 관광지와 입학식, 졸업식 등에서는 늘 거리의 사진관을 만날 수 있었다.
동네 사진관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카메라가 보편화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동네 사진관은 사라져가고 무인 즉석사진관 등 새로운 형태의 사진관이 늘어나고 있다.
전시에서는 왕실 서화가였던 김규진이 연 천연당사진관에서 1920년대 촬영한 초상사진을 비롯해 주름으로 초점을 조절해 '주름상자 사진기'로도 불렸던 대형 사진기, 1970∼1980년대 사진관에서 사용하던 의자 등 사진관의 사진기와 물건, 백일과 돌, 졸업, 결혼, 회갑 같은 일생의 특별한 순간을 찍은 사진 등 200여점을 볼 수 있다.
필름 카메라로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촬영할 수 있는 '찰칵! 7080'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시는 7월27일까지.
zitron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