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국내 TV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전통적 ‘거실 TV’의 틀을 깨고 장소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TV’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이동식 TV는 이미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는 스탠바이미2 예약판매에서 38분 만에 1000대 완판을 기록했으며, 삼성은 스마트 모니터 판매 5대 중 4대가 무빙스타일일 정도로 폭발적 수요를 입증했다.
특히 최근 1인 가구, 신혼부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시청’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동식 TV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 사의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AI·화질·맞춤형 조합 등 기술 혁신을, LG는 완전 무선·터치·분리형 등 사용성 혁신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1년 세계 최초 무선 TV인 '스탠바이미'를 출시하며 이동형 TV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후속작 '스탠바이미2'도 출시와 함께 완판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스탠바이미2는 출시 직후 진행된 첫 라이브 방송에서 1000대 이상 준비한 초도 물량이 38분만에 조기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신시장을 개척했던 스탠바이미(StanbyME)에 이어 최근 '스마트모니터 스윙'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스윙은 화면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암(Monitor Arm) 디자인을 기반으로 상하 기울기(틸트), 가로·세로 전환(피벗) 기능을 지원한다. 바퀴형 스탠드를 적용해 가정과 사무 공간을 넘나드는 활용이 가능하며, 터치 기능도 지원한다.
LG전자는 모니터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이동식 스크린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윤석 LG전자 IT사업부장은 "새로운 폼팩터로 업무 효율성을 대폭 강화한 LG 스마트모니터 스윙으로 고객에게 다양한 업무 공간에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 삼성전자는 ‘무빙스타일’ 브랜드로 이동식 스크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은 네오(Neo) QLED, 올레드(OLED), QLED, UHD, 더 프레임 등 55형 이하의 삼성 TV로 확대됐다. 소비자가 원하는 해상도·크기·색상·스탠드 타입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사 스마트 모니터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이 ‘무빙스타일이었다는 자체 집계 결과를 공개하며 시장 반응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이동식 TV ‘무빙스타일’에 프리미엄 패널인 OLED를 장착할 수 있는 옵션 추가했다. 보급형 패널인 LCD(액정표시장치)가 달린 스탠바이미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가성비’를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무빙스타일 2024년형 27인치 제품의 가격은 40만원대로 LG전자 스탠바이미2(129만원)의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단 패널 가격이 비싼 OLED 무빙스타일은 180만원이다.
다만 콘센트 연결이 필수라는 점은 삼성 무빙스타일의 한계로 지적된다. 전원이 없으면 모니터를 이동할 경우 활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무선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히면서 LG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중국 업체들도 이동형 TV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TCL은 지난해 11월 액자형 TV 'A300W'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CES 2025에서는 바퀴형 이동식 스탠드를 부착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식 TV 시장이 무선·이동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양사는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놓고 기술 혁신과 제품 다변화, 소비자 경험 강화에 집중하면서 맞춤형 옵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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