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존재조차 모릅니다… 아는 사람만 먹는다는 '전설의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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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존재조차 모릅니다… 아는 사람만 먹는다는 '전설의 나물'

위키푸디 2025-05-13 23:5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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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 자료사진. / 위키푸디

5월 중순이면 계절이 바뀐다. 밥상 위에는 봄 채소 대신 초여름 식재료가 하나둘 올라온다. 마트와 시장에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냉이, 달래는 자취를 감추고 참외, 부추, 오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하지만 아직 봄을 다 보낸 건 아니다. 울릉도와 같은 섬 지역에서 자라나는 전호나물이 막바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호는 3월 중순부터 산기슭과 깊은 숲에서 수확이 시작된다. 향이 가장 좋고 부드러운 시기는 4월 초까지다. 이후에는 줄기와 잎이 점점 굵어지고 질감도 단단해진다. 지금처럼 5월 중순이 되면 생으로 무쳐 먹는 방식보다는 데치거나 볶아 먹는 요리에 더 알맞다. 수확 시기가 매우 짧고 보관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이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울릉도 사람들에게 전호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눈이 채 녹지 않은 시기, 흰 눈을 뚫고 올려다보는 초록 잎이 가장 먼저 봄을 전한다. 지금은 끝물이지만, 바로 그 특유의 진한 향과 단단한 조직감이 다른 조리 방식에 더 잘 어울린다.

한겨울에도 자라는 생명력 강한 식물

전호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는 다른 식물과 자라는 방식부터 다르다. 대부분의 식물이 3월 이후 햇볕이 따뜻해질 때 싹을 틔우지만, 전호는 정반대다. 10월에 싹이 나고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보내며, 눈 속에서도 잎을 유지한다. 1월부터는 땅 위로 여린 순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처럼 추운 겨울을 이겨낸 덕에 전호는 생명력이 강하고 맛도 진하다. 겨울부터 자라나는 식물이라 햇살만 조금 비치면 잎을 올릴 정도다. 울릉도에서는 겨울 눈밭을 걷고 들어가 직접 채취한다. 땅이 얼고 찬 바람이 부는 속에서도 자라기 때문에 ‘겨울을 견딘 봄나물’로 불리기도 한다.

전호는 미나리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생김새는 당근이나 쑥갓 잎과 닮았고, 줄기는 연한 보랏빛을 띤다. 어린잎은 부드럽고 향이 강하며, 줄기도 함께 먹을 수 있다. 미나리처럼 생겼지만 향은 더 강하고 복합적이다. 참당귀의 쌉싸래함과 미나리의 시원함, 박하의 청량함이 함께 느껴진다. 향이 세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식욕이 떨어질 때 먹으면 입맛을 끌어올리는 데 제격이다.

전호는 주로 울릉도, 흑산도 같은 해양성 기후 지역의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최근에는 일부 농가에서 소득 작물로 재배하고 있지만, 발아율이 낮고 기후 조건이 까다로워 대량 재배는 어렵다. 대부분은 산지에서 자연 채취된 상태로 유통된다.

진한 향과 효능, 조리법까지 고루 갖춘 봄 산채

전호나물 무침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나물 무침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는 향이 강한 것뿐 아니라 성분도 풍부하다. 전호 나물 효능을 살펴보면 칼슘, 칼륨, 비타민C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뿌리는 생약으로도 쓰인다. 또한 기침, 열, 가래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피를 맑게 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뿌리, 줄기, 잎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조리 방법은 재료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3~4월에 수확한 전호는 생채로 무쳐 먹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5월 중순부터는 줄기와 잎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 데쳐 조리하는 편이 낫다. 데칠 땐 천일염을 살짝 넣은 끓는 물에 짧게 데친 후 찬물에 바로 헹군다.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간장, 마늘, 들기름, 깨소금을 넣고 무치면 된다. 기호에 따라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무쳐도 잘 어울린다.

전호나물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나물 요리 자료사진. / 위키푸디

전호는 장아찌나 전, 볶음 요리에도 활용하면 좋다. 기름을 두른 팬에 전호와 돼지고기를 함께 볶아도 향이 살아난다. 데친 전호에 고기를 싸 먹는 방식도 인기다. 향이 강한 만큼 고기의 기름기를 눌러줘 균형이 맞는다.

이처럼 5월 중순은 생물 전호나물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이 시기를 지나면 건조나 냉동 형태로만 유통되기 때문에 장터에서 생물 전호를 본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늦봄에 만나는 전호 한 줌은 단순한 나물이 아니다. 눈 속에서 자라난 생명력, 진한 향, 짧은 시기만 맛볼 수 있는 계절의 끝을 담고 있다. 한 해에 단 몇 주뿐인 이 순간을 지나치지 않으려면 지금 챙겨두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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