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서쪽 먼바다에서 침몰 위기를 맞았던 29톤급 근해어선 A호가 긴박한 구조 작전 끝에 승선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이번 사고는 중국 구조당국의 신속한 대응과 한중 간 긴밀한 구조 협력의 결과로,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제주해양경찰청은 해당 사고를 계기로 구조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는 5월 13일 오후 6시 11분쯤 발생했다.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563킬로미터 떨어진 동중국해 해역에서 모슬포 선적의 29톤급 근해연승어선 A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선박은 출항 당시 출입항관리시스템에 총 10명의 승선원이 등록돼 있었으나, 항해 도중 2명이 하선해 사고 당시에는 선장 1명을 포함한 8명이 배에 남아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즉시 해경 항공기와 5000톤급 대형 경비함정을 현장으로 급파하고, 동시에 중국 저장성 구조조정본부(RCC), 해군 및 인근 항해 중이던 선박들에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사고 해역이 한국 해양경찰청의 관할을 벗어난 중국 측 해역인 만큼, 현장 구조는 중국해경이 맡아 진행됐다.
이날 오후 8시 20분, 신고 접수 약 두 시간여 만에 중국해경이 A호에 탑승한 전원을 구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조된 인원은 선장인 한국인 1명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선원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침몰 전 긴급 구조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신호를 포착한 중국 구조당국이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주해양경찰청은 구조된 선원들을 국내로 인계받기 위해 경비함정을 현장으로 급파한 상태다.
해당 경비함정은 14일 오전 8시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후 선원들과 함께 귀항할 계획이다.
선박의 침몰 원인과 당시 해상 상황 등에 대해서는 구조된 선장과 선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구체적인 경위가 밝혀질 전망이다.
제주해경은 구조 활동을 펼친 중국 구조 당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양 사고에 대한 국제 협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유사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구조 사례는 한중 간 해양 구조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주해경과 중국 저장성 구조기관 간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요청이 신속히 이뤄졌으며, 해경이 해당 해역에서 빠르게 구조 협조 요청을 발송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또 사고 당시 해상에 있던 인근 선박들과 해군 역시 상황을 공유받고 즉각적인 대비 태세에 돌입하면서 다각적인 대응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자칫하면 대형 해양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이번 사고는 무사 구조로 마무리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자아냈다.
해경은 앞으로도 어선의 해양안전 교육과 선박 안전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며, 특히 외국인 선원 고용 선박에 대해서는 구조 절차와 위기 대응 매뉴얼을 철저히 숙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A호는 완전히 침몰한 상태로, 해경은 정확한 침몰 위치를 파악하고 해양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선박에서 유출된 연료나 오일 등이 주변 해역에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필요 시 해양수산부 및 환경부와 협력해 방제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구조 작전은 연평균 증가 추세에 있는 해양 사고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주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는 어선의 출입이 잦고 해상 기상이 급변하는 지역이기에, 선박의 항해 전 안전 점검과 무선 통신 장비 점검이 필수적이다.
또한 출항 이후 중간에 하선 인원이 있을 경우, 관련 정보를 해경 시스템에 즉각 반영하는 등 출입항 기록 관리의 정밀성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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