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정치권에서 경기도지사 출신은 대권 주자의 무덤으로 불렸다. 앞서 이재명, 김문수 두 후보를 포함해 이인제, 손학규, 남경필, 김동연 등 전·현직 경기도지사 6명이 잇따라 대권 도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1대 대선은 거대 양당 후보 모두가 전직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첫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는 32~33대(2006년 7월~2014년 6월) 재선 경기도지사 출신이고 이 후보는 35대(2018년 7월~2021년 10월)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두 후보 모두 경북 태생이기도 하다.
두 명의 후보들을 대선 후보로 부상하게 한 정치적 기반이 경기도인 만큼 그간 두 사람의 행보 역시 경기도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 후보는 당내 후보로 확정된 직후였던 4월28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도의 산업 정체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공식 선거운동일인 12일 광화문광장을 상징적 출발지로 삼으면서도 출정식 이후 정치적 고향인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을 찾아 실질적인 선거운동의 시작은 경기도에서 시작했다.
김 후보도 예비후보 신분이던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로 인한 갈등의 정점에 서있던 9일, 국민의힘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장에 깜짝 방문해 도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도지사 재임 시절 이룬 치적을 제시하며 도를 ‘정치 출발점’으로 표현했고 경선 최종 후보로 선출된 4일에도 현충원 참배 이후 포천 한센인 마을과 의정부 제일시장을 공식 방문하며 경기도로 향했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 자치단체이자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경기도의 유권자 수는 1142만8857명으로 전국 유권자 중 25.9%로 가장 많아 선거의 최대 표밭이라고 할 수 있다.
김 후보의 경기도 지역 표심 변화도 눈에 띈다.
후보교체 파열이 최고조였던 지난 10일 하루동안 폴리뉴스가 의뢰해 한길리서치가 전국 18세이상 남녀1001명 대상으로 실시한 ARS조사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3자 대결에서 인천·경기 지역의 응답자 307명 중 이재명 46.1%, 김문수 27.6%, 이준석 7.8%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11일부터 12일까지 1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이코노믹 의뢰, 한길리서치 ARS여론조사에서는 인천·경기 지역 응답자 431명 중 같은 질문에서 이재명 50.8%, 김문수 37.8%, 이준석 5.8%의 지지율을 보였다.
아직까지 이 후보가 앞선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나 불과 이틀 사이 김 후보의 경기 지역 지지율이 10.2%P 올라가는 수직 상승세를 보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이 총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제3후보인 이준석 후보의 경기지역 지지율은 2%P 하락했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기본소득·지역화폐’ 등 기본소득 시리즈 선보여
경기도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재선 성남시장을 거친 후 도지사로 체급을 올린 이 후보는 ‘기본시리즈·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도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도정 방침으로 삼은 이 후보는 2012년 재직 당시 ‘기초지자체 최초로 벤처기업 1000개 돌파, 경기도내 1위’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굵직한 기업들의 본사 유치를 이끌었으며 모든 중학생들의 무상교복 지원, 공공산후조리원 등 ‘기본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후보는 지사 시절 청년 배당 등 다양한 기본 소득 정책을 통해 복지정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고 성남에서 시작한 지역화폐 정책을 경기도로 확산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협조하지 않는 신천지 교단에 강제 역학조사를 지시하며 강경 대응으로 나서기도 했으며 여름철 문제가 됐던 계곡 곳곳에 있는 불법 시설물들을 모두 철거하는 등 ‘결단력 있는 행정가’ 이미지를 굳히며 저돌적인 면모도 보였다.
이 후보는 재임 당시 보수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실용주의적 행정을 선보이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김문수 ‘무한돌봄 현장행정…유일한 연임 도지사
2006년부터 8년간 유일하게 경기도지사 재선을 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침체된 경제 회복에 주력하겠다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도를 이끌었던 김 후보는 ‘민선 최초 연임 도지사’ 타이틀을 갖고 있다. 경기도지사 중 연임에 성공한 사람은 김 후보가 유일하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라는 도정 방침으로 도를 이끌었던 김 후보는 지사 재임 시절 교통 혁명으로 불리는 GTX 정책을 추진했다. 평택 삼성반도체단지 유치,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등 경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제가 삼성전자 당시에 회장부터 시작해서 모든 관계되는 분들 다 찾아뵙고 6년 동안 공을 들여 착공식을 하고 퇴임했다”며 자신의 공적을 알리기도 했다.
과거 김 후보는 2013년 경기도지사 시절 200억 원 규모의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을 지낸 이국종 현 국군대전병원장은 자서전 <골든아워2> 에서 “김 지사는 당적을 한나라당에 두고도 경기도의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을 설득해 나가며 중증외상센터 설립 지원 예산 확보에 힘썼다”고 회상했다. 골든아워2>
김 후보는 전통적 보수경제 기조를 바탕으로 한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을 앞세운 경제 회복과 인프라 조성에 방점을 뒀다.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설난영, 선거운동 첫날 만나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해 만남을 가졌다.
행사 시작 전 15분 간 비공개 환담에서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2010년대 초 당시 김문수 지사님과 설 여사님이 성남시에 자주 와주셔서 많이 배웠었다”고 말했으며 이에 설 여사는 “김 여사께서 수행을 잘 해주신 게 기억이 난다, 그때는 경기도 31개 시·군 지자체장 배우자들 모임도 있어서 사이가 참 좋았었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김 여사가 과거 설 여사 손주의 내복을 사줬던 일화를 꺼내자 설 여사가 “벌써 손주가 엄청 커서 중학생이 됐다”고 답하는 등 과거를 회고하면서 덕담을 주로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두 사람은 행사장 내빈석으로 마련된 원형 테이블에 마주 앉아 행사 중간 사회자가 “두 분이 악수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행사장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맞잡는 장면도 포착됐다.
행사 말미에는 함께 ‘국민 통합,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김 여사는 서울 출생으로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 후보와 결혼한 다음 대부분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았다. 김 여사는 최근 종교계 인사를 잇달아 만나며 대선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남 고흥이 고향인 설 여사는 금속노조 남서울지부 여성부장으로 활동한 노동운동가다. 김 후보와는 1980년대 전두환 정부시절 삼청교육대 수배령이 떨어졌을 때 가까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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