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가수 김재중이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 계정을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단순한 해프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가 겪은 과정은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디지털 보안과 시스템의 실효성'이라는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재중은 팬들과의 소통 플랫폼을 통해 카카오페이 계정이 해킹당해 비밀번호가 변경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대응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비밀번호를 모르면 계정을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그럼 해킹한 사람이 바꾼 비밀번호를 내가 알아야 하냐"고 분노를 드러냈다.
문제는 단지 비밀번호가 바뀐 것이 아니다. 해킹이라는 비상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김재중은 상담센터에서 증권상담센터, 보안센터로 여러 차례 전화를 돌렸고, 결국 처음 통화한 부서로 되돌아오는 '전화 돌리기' 악순환에 빠졌다. 김재중은 "상담사들 고생하는 건 알지만, 시스템이 너무 부실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고객센터의 태만이 아니라, 위기 대응 프로세스의 구조적 결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서 간편결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하고, 송금하고, 투자까지 한다. 그러나 '간편함'은 철저한 보안을 전제로 할 때만 진짜 의미를 갖는다. 사용자 보호 시스템이 허술하고, 해킹 상황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면, 이 간편함은 무책임한 위험으로 바뀔 수 있다.
김재중은 유명인이라서 이 사건이 알려졌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하지만 비슷한 일을 겪고도 말할 수 없었던 수많은 보통 사용자들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김재중이 피해자라는 사실이 아니라, 이 시스템 아래서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결코 개인적인 불편함이나 일회성 사고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간편결제 플랫폼들이 사용자 보호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사과나 일시적인 보완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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