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황인재를 다시 일으킨 키워드는 ‘초심’…“당연한건 없더라”

포항 황인재(21번)는 지난해 부진을 겪으며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끝에 올해 부침에서 벗어났다. 그는 “당연한 건 없다고 마음가짐을 바꿨더니 반등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황인재(31)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6월 축구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며 탄탄대로를 여는 듯했지만,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소속팀에선 벤치로 밀려났고,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황인재는 올해 절치부심한 끝에 다시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는 “초심을 찾았더니 상황이 좋아졌다. 지금처럼 ‘(출전과 같이) 당연한 건 없다’는 생각으로 골문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황인재에게 지난 6개월은 악몽이었다. 지난해 6월 대표팀에 다녀온 뒤,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9월13일 이후 주전 자리를 윤평국(33)에게 내주며 시즌을 벤치에서 마감했다. 부진이 길어진 탓에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박태하 감독과 김이섭 골키퍼 코치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탓에 벤치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윤평국이 올해 초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주전 자리를 되찾은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팀이 치른 K리그1 13경기 중 12경기에 나서 13실점을 기록하며 부침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부진에 빠진 기간 동안 속으로 주변 상황도 많이 탓했다. 그러나 부진의 원인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황인재는 “지난해 여름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수비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약속된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내 빌드업 실수도 늘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욕심이 크다 보니 쉬어가야 할 타이밍에 출전을 강행하면서 경기력이 더욱 나빠졌다. 벤치로 밀려난 뒤 주변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더니 반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인재는 국가대표 재발탁 등과 같은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지만, 상황이 언제든지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서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지금의 행복을 계속 이어가려면 계속 초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선을 다하면서도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게 어렵다. 그러나 더 이상 주변 상황과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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