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피지컬 AI 전담 조직 신설..."하드웨어 지능화 선도한다"

지난 4월 25일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산학협력 협약식에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왼쪽)과 제임스 랜데이 스탠포드 대학 HAI 연구소 공동연구소장(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뉴스락]

[뉴스락] 두산그룹이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로봇, 건설기계, 발전기기 등 주요 사업과 관련한 피지컬 AI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그룹의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인 'PAI(Physical AI) 랩'을 지주부문에 신설한다고 13일 밝혔다. 

피지컬 AI는 기계나 로봇 등 실물 하드웨어에 AI를 적용해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AI 기술과 달리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PAI 랩은 로봇, 건설기계, 발전기기 등 두산이 선도하는 주요 사업군의 하드웨어 지능화를 주도하는 조직으로, 피지컬 AI 혁신을 위한 장기 로드맵 수립과 이를 위한 선행 기술 개발, 관련 기업들과의 폭넓은 협업 및 투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일반적인 AI와 달리,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의 전문 지식과 데이터,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두산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지능형 로봇 솔루션 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두산로보틱스는 피지컬 AI를 접목함으로써 단순 반복 작업 보조장비 개념에서 고도의 인지, 판단, 상호작용 등을 바탕으로 비정형 작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피지컬 AI를 통해 자율주행 수준을 뛰어넘어 기계 스스로 작업을 계획, 실행하는 자율작업 모델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CES 등을 통해 자율주행 컨셉 제품을 발표하며 무인화/자동화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온 두산밥캣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기기 부문은 발전소 내 주요 기기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에너지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피지컬 AI 추진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산하 '인간중심 AI 연구소(Human-Centered AI 연구소·HAI)'와 산학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탠퍼드 대학은 AI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중 하나로, HAI는 'AI를 통한 인간 삶의 개선'을 목표로 2019년 설립됐다. 두산은 HAI가 산학협력을 맺은 글로벌 기업 중 최초의 산업재 기업이다.

양측은 피지컬 AI 관련 다양한 협력 연구 및 인적 교류를 통해 기술 협력과 지식 전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AI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채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두산은 AI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력 및 투자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각 사는 현재 관련 스타트업 및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PAI 랩은 장기적 기술 우위 확보를 목표로 선행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전략적 투자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 지원하게 된다1. 특히 로보틱스, 제어, 센서 융합, 시뮬레이션 등 피지컬 AI 구현의 핵심 영역에 집중, 그룹 전반의 기술 내재화와 생태계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PAI 랩을 이끌어갈 리더로 글로벌 AI 학계·업계 내 구루(guru)급 인재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PAI 랩을 중심으로 계열사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각 사 사업영역과 관련 있는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