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못지않은 용인시 ‘세수 효자’ 골프, 박세리 효과로 날개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이 밀집한 용인특례시 내 골프장들이 낸 지난해 지방세가 삼성전자 납부액을 뛰어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국내 골프장들의 영업실적이 호조를 이어가고 박세리 전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도 용인에 자신의 이름을 딴 복합시설을 개관하면서 골프가 반도체 못지않은 용인시의 ‘세수효자’로 주목받고 있다.

◇골프장서 매년 400억원 이상 세수 확보

1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에 위치한 골프장은 총 24개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곳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내 전체 골프장 136개의 17.6%에 달하기도 한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접근성과 많은 골프장 수로 용인시는 이른바 ‘골프 8학군’으로 불려 왔다.

13일 정식 개관하는 ‘SERI PAK with 용인’ 전경. (사진=용인시)

이처럼 많은 골프장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분 골프열풍에 힘입어 안정적 세금 수입원 확보에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용인시가 관내 골프장으로부터 거둬들인 법인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등 세금 수입은 378억원으로 전체 시세 징수액 9936억원의 3.8%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456억원(총 시세 징수액 대비 4.0%), 2022년 477억원(3.6%), 2023년 479억원(3.8%)로 용인시 내 골프장들은 시기를 크게 타지 않고 안정적인 세입원이 되고 있다.

반면 용인시 소재 단일 기업 중 가장 큰 지방세를 납부하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경우 대내외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용인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2020년 795억원으로 전체 시세의 8.0%에 달했으나, 2021년에는 902억원으로 전체 시세 1조1488억원의 7.9%, 2022년에는 1282억원으로 9.6%, 2023년에는 951억원으로 7.5% 등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악화로 법인지방소득세 납부액이 ‘0원’이었던 지난해에는 골프장 세입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4년 삼성전자가 용인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234억원으로 전체 시세 1조1788억원의 2.0%에 그친 반면 골프장들이 납부한 시세는 471억원으로 두 배인 4.0%를 기록했다.

골프장의 세입은 올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8일 발간한 ‘레저백서 2025’에 따르면 국내 회원제·대중형 골프장의 합계 영업 이익률은 지난해 30.3%를 기록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국내 골프장들의 영업 이익률이 높아지면서 올해 법인지방소득세 납부액도 증가해 세입이 더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골프 레전드 박세리, 용인서 유망주 발굴 나서

용인시의 골프산업은 올해 ‘박세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3일 박세리 전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의 이름을 딴 복합스포츠시설이 처인구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처인구 마평동 704번지 ‘SERI PAK with 용인’이다. 옛 용인종합운동장 메인스탠드를 리모델링한 이 시설은 지상 3층·연면적 1737㎡ 규모로 가상스포츠 체험실, 북 카페, 전시 공간, 복합 커뮤니티 등을 갖췄다.

박세리 전 감독은 앞으로 5년간 이곳에서 (가칭)‘박세리 감독님의 골프이야기’ (가칭)‘세리 키즈 골프 캠프’ 등을 통해 골프 유망주들을 발굴·육성에 나선다. 박 전 감독의 골프이야기는 학교 교육에서 활용 가능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유소년들에게 골프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용인시 저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계획 중이며 경기도교육청 용인교육지원청과 관련 협의를 거쳐 월 1회씩 연간 8회에 거쳐 운영할 예정이다.

프로 골퍼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리 키즈 골프 캠프는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기수별 1박2일 일정으로 연간 4회가량 운영될 방침이다. 세리 키즈 골프 캠프는 인근 골프장 또는 대학 시설을 활용하게 된다. SERI PAK with 용인이 위치한 처인구 일대에는 골프학부가 있는 용인대를 비롯해 17개 골프장이 밀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