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팀원들은 물론 한국 야구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동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더블헤더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11로 패배했다.
이날 두산은 1선발 에이스 카드 콜 어빈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어빈이 2⅓이닝 동안 3피안타 7사사구를 허용하며 8실점(8자책점)으로 빠르게 무너졌다. 두산은 이후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패배했다.
하지만 이날 기대 이하의 피칭 내용보다 팬들을 실망시킨 것은 강판 통보에 어빈이 보인 안하무인적인 태도였다. 어빈은 강판에 불만을 품고 일부러 박정배 투수코치의 어깨를 쾅 몸으로 쳤고, 양의지를 몸으로 밀었다.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한 듯 공을 던져버리기도 했다. 이는 중계 카메라를 통해서 그대로 송출됐다.
에이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이닝 욕심이 있다. 이날이 더블헤더이기도 해 본인이 이닝을 더 길게 끌고 가고 싶었을 수도 있다. 3회초 1사 1,2루가 승계 주자 실점이 싫어 해당 이닝까지는 책임지고 싶었을 수 있다. 강판 통보에 '불만'까지는 OK다. 이해가능한 범주다.
하지만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존중 없이 몸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단순히 팀 동료, 코칭스태프, 이승엽 감독 기만에 팀 기만을 넘어 한국 야구에 대한 존중 결여라고 볼 수 있다.
이번이 첫 번째도 아니다. 어빈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 중 박병호에게 불필요한 강한 말을 해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당시도 어빈이 사과를 했고 박병호가 받아줘 일단락됐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어빈은 지난해 11월 두산에 합류했다. 두산은 당시 "어빈과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미국 출신인 어빈은 신장 193㎝ 체중 108㎏의 신체 조건을 지녔으며,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9년 필라델피아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어빈은 6시즌 통산 134경기(선발 93경기)에 등판해 593이닝을 투구하며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2024시즌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29경기(16경기 선발)에 나서 111이닝을 던지며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의 성적을 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할 수 있다. 빅리그 경력만 보면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 중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 야구의 구성원과 한국 야구에 대한 존중을 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성적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라는 면죄부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다만 어빈이 자신이 보여주는 성정만큼 성적을 올려주고 있느냐에는 고개가 저어진다. 어빈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어빈은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51이닝을 던지며 평균 자책점 4.06에 그치고 있다. 1선발의 성적으로 크게 아쉽다. 특급 활약을 보이는 한화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KIA 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 LG 트윈스의 요니 치리노스 등에 비하면 모자란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존중까지 결여된 행동을 보인다. 팬들로서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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