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시그니처 접수한 슈트라카 '이젠 세계 톱10' ..매킬로이 이어 페덱스 2위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칩샷 입스(Yips)로 고생하던 대학 유망주가 어느덧 세계 톱10 선수가 됐다.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가 2025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우승으로 세계랭킹 톱10 반열에 올랐다.

제프 슈트라카가 미국 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에 성공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슈트라카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크리켓 클럽(파70)에서 열린 트루이스트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적어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슈트라카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셰인 라우리(아일랜드)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360만 달러(약 50억 원)이다.

이번 우승은 지난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은 시즌 2승째이자 PGA 투어 통산 4승째다. 또 이날 우승으로 로리 매킬로이(3승)와 함께 시즌 유일한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이전 세계랭킹 17위였던 슈트라카는 경기 뒤 발표 예정 순위에선 톱10으로 뛸 예정이다.

슈트라카는 쌍둥이 골퍼다. 형인 샘이 먼저 주목받았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미국 조지아대학에 진학해 골프선수로 활동할 당시 제프보다 형인 샘이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제프는 대학 시절에 칩샷 입스를 겪었을 정도로 기량이 특출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샘이 프로 대신 동생의 스윙코치로 전업하면서 제프의 골프인생도 달라졌다. 2020 도쿄올림픽 때는 제프가 선수로, 형 샘은 캐디로 함께 했다.

제프는 “그저 계속해서 내 골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고, 언젠가는 PGA 투어에서 통할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 믿음은 결국 현실이 됐다.

슈트라카는 2022년 초만 해도 세계랭킹 176위에 머물렀던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혼다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 95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 뒤 2023년 존디어 클래식에서 2승에 성공했지만, 그때까지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올해 2승을 거두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랭킹 톱10 진입과 함께 페덱스컵 포인트 2위로 매킬로이를 추격했다.

우승의 향방을 가른 것은 마지막 3개 홀에서의 경기다.

최종 라운드는 날씨 변화로 그린이 단단해지고 퍼팅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슈트라카는 10번과 11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후 보기 없이 3홀 연속 파를 지켜냈고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의 불씨를 되살렸다.

마지막 3개 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혔다. 슈트라카는 모두 파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동반 경기자였던 라우리는 16번과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고, 토머스 역시 마지막 추격에 실패했다.

슈트라카는 투어 데뷔 초반만 해도 매 시즌 컷 탈락이 두자릿수에 이를 만큼 기복이 심한 선수였다. 하지만 최근 2년 새 꾸준함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변화에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4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 유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