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1분기 네이버·카카오페이를 비롯한 빅테크 페이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빅테크 업체의 간편결제가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실적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반면 결제시장의 전통 강자였던 카드업계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수수료 인하와 같은 악재가 겹친 데다 연체율 역시 증가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119억원, 영업이익이 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2%가 늘어난 2119억원,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첫 흑자 전환으로 결제·금융·송금과 같은 거래액 부문 성장이 만들어낸 효과다. 특히 오프라인 결제 거래액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의 올 1분기 거래액은 4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가 증가했다. 특히 오프라인 결제 거래액이 42% 성장했으며, 해외결제 거래액도 20%나 성장했다.
이성호 카카오페이 재무 총괄 리더는 "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며, "오프라인과 해외 결제의 성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결제 서비스 매출이 1.9%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가 발표한 실적을 살펴보면 핀테크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가 증가한 3927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페이의 분기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 대신 이를 핀테크 부문에 포함시켜 공개한다.
다만 네이버는 공시 자료를 통해 네이버페이의 올 1분기 결제액이 스마트스토어 성장 및 외부 생태계의 지속적인 확장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 대비 17.4%가 증가한 1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쇼핑을 비롯한 내부 결제가 아닌 외부 가맹점(마켓컬리·배달의민족 등) 결제액이 1분기 10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부 결제액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1분기 네이버 페이 결제액 19조2000억원 중 10조원이 외부에서 발생한 결제란 점이 저희 입장에선 의미가 큰 성과다"라고 밝히면서 "이는 (네이버페이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의 경우) 최대 5% 수준의 높은 적립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한 결과라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페이가 단순한 온라인 쇼핑 결제 수단이 아닌 일상생활은 물론, 해외에서도 사용 가능한 결제 수단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짐에 따라 전통 카드사들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실물카드와 간편결제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과거 결제시장을 독점하던 카드업계의 주도권이 점점 핀테크사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9일 기준으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6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순이익은 총 55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50억원) 대비 15.5%(1014억원)가 줄었다.
이는 1분기 연체율 상승의 영향으로 충당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 자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업계 일각에선 카드업계의 실적 부진이 2분기 이후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 역시 수익성이 줄어드는 만큼, 비용절감을 통해 버티는 형국이다"면서, "더 큰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데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 역시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카드사의 수익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럼에도 수익 방어를 위해 대출을 줄이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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