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대를 지나칠 때마다 체감되는 무게가 있다. 장바구니는 예전만큼 차지 않았는데도 지갑은 점점 얇아진다. 반찬 몇 가지에 과일을 조금 담았을 뿐인데, 5만 원이 훌쩍 넘는다.
배달앱에선 1인분이 기본 1만 원을 넘고, 외식 한 번이면 3~4만 원이 우습게 든다. ‘오늘 뭐 먹지?’보다 ‘어떻게 아껴야 하지?’라는 고민이 앞서는 요즘이다.
지난 10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식품 소비지출은 85만 918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은 3.5%에 그쳤지만, 식비는 그보다 1%포인트 가까이 더 늘었다.
전체 소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엥겔지수도 30%에 근접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식비는 68만 원 선이었지만, 2020년 70만 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엔 80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엔 90만 원에 육박했다.
외식은 물론 마트와 온라인 장보기까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체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식비는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장 보는 방식, 조리 방식, 재료 활용법만 바꿔도 수만 원 이상의 절약이 가능하다. 그럼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할까.
1. 식단표부터 짠다
계획 없이 장을 보면 충동구매가 많아지고, 결국 먹지 못한 재료는 그대로 버려진다. 냉장고 속에 '잊힌 채소'가 쌓이는 이유다. 주간 단위의 식단을 미리 짜두면 필요한 품목만 골라 살 수 있다.
월요일엔 김치찌개, 화요일엔 계란말이와 나물 반찬, 수요일엔 된장국과 두부조림처럼 반복 가능한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하면 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식단표를 만들어두면 장 보는 시간도 줄어들고, 식재료의 유통기한도 걱정 없다.
2. 식비 예산은 '현금'으로 설정한다
현금은 지출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주간 식비 예산을 10만 원으로 정했다면, 카드 없이 현금만 들고 나가보자. 자연스럽게 가격을 따져보게 되고, 꼭 필요한 품목만 고르게 된다.
예산 내에서만 장을 보는 습관은 소비 패턴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주말에 외식이나 배달을 할 계획이 있다면, 그 금액까지 따로 떼어두자.
3. 대용량 할인에 휘둘리지 않는다
1+1이나 대용량 할인의 경우, 겉보기엔 이득처럼 보여도 전부 소비하지 못하면 결국 낭비로 이어진다. 채소, 과일, 유제품 등 신선도가 중요한 제품은 유통기한 안에 다 소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에 많이 사는 대신 필요한 만큼 자주 사는 쪽이 절약에 더 가깝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적정량 구매'가 중요하다. 구매 단위가 작아지면, 저장 공간도 덜 차지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든다.
4. 외식은 예외적인 날에만 한다
한 끼 외식비는 평균 1~2만 원 안팎. 가족 단위 외식이나 배달까지 포함하면 월 수십만 원이 쉽게 든다. 외식을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식비 절감법이다.
점심 특선, 멤버십 할인, 쿠폰 등 조건을 활용해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기적인 외식 대신 특별한 날이나 약속이 있을 때만 외식을 한다는 기준을 세워두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5. 반조리 제품을 적극 활용한다
완전조리된 밀키트보다 손질된 재료를 활용하는 반조리 제품이 더 저렴하고 실용적이다. 손질 채소, 1인분 포장 고기, 소스가 포함된 반조리 키트는 요리를 훨씬 간편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에게도 좋은 대안이다.
6. 가계부 앱을 활용한다
식비를 절약하려면 내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외식, 장보기, 배달 등 식비 지출 항목을 세분화해 기록해 보면 지출의 흐름이 보인다. 의외로 배달 앱에 쓰는 돈이 많거나, 편의점에 자주 들러서 지출이 새는 경우가 많다.
앱이나 엑셀을 활용해 식비 지출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면, 매달 어느 항목에서 줄일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 기록은 단순히 기억이 아닌 절약의 출발점이다.
7. 한 가지 재료로 여러 요리를 만든다
한 재료로 여러 요리를 만들면, 식비를 확실하게 절약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무 하나로는 무생채, 무조림, 무나물볶음 등을 만들 수 있다. 국민 식재료 달걀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반찬이 된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