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수원 삼성의 홈 경기장 사용을 검토하고 클럽하우스 훈련장 사용을 문의했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사용이 확정되었을 경우 여러 가지 우려가 예상된다.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돌아오는 7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대한축구협회는 남자부 개최 장소를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확정했다. 여자부 개최 장소는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여자부가 개최된다면 걱정되는 점이 있다. 먼저 잔디 상태다. 이번 동아시안컵 여자부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참가하여 총 6경기를 치른다. 동아시안컵 대회 기간 동아시안컵 경기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K리그2는 시즌 중이기에 7월 12일 수원과 충북청주의 경기도 열린다. 즉, 7월 7일부터 16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도합 7경기가 열린다.
열흘 남짓한 기간에 7경기를 한 경기장에서 치르기에 잔디 회복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더군다나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지금도 최상은 아니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를 진행했지만 올해 초 저온 장기화, 잔디 착근 지연 등으로 인해 ‘양탄자 잔디’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새로 깐 잔디이기에 모두가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월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회복을 위해 수원의 경기 일정을 변경한 적이 있다. 요르단과의 A매치를 앞두고 잔디 회복 시간을 벌기 위해 수원과 서울 이랜드의 코리아컵 3라운드를 사흘 앞으로 당겼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500번째 경기였기에 수원 팬들의 반발도 컸다. 대한축구협회는 동아시안컵 기간과 수원-충북청주 경기가 겹치지만 저번처럼 경기 일정 변경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안컵 경기 일정을 다른 날로 피해서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에 관해서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소유주가 아니기에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데 당장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쪽은 수원이다. 수원과의 원활한 협의도 필요해 보인다. 수원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기장 관련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보도를 보고 알았다. 일단 재단 쪽에 경기장 사용에 따른 우려는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걱정스러운 상황이기에 대한축구협회로서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다른 대안도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다른 경기장도 있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원에 클럽하우스 훈련장 사용도 문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 달 전 수원 클럽하우스 실사를 요청했다가 반려됐고, 최근에는 전화로 동아시안컵에 참가하는 3개 팀의 훈련 장소가 필요하다고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동아시안컵을 수도권에서 개최하려는 듯한데 수원 클럽하우스도 후보지 중 하나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 클럽하우스에는 두 개의 피치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수원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원도 나머지 한 곳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안컵 참가 3개 팀이 클럽하우스 훈련장을 사용한다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수원은 시즌 도중 충북청주전 대비 훈련을 원활하게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3개 팀의 훈련 공간이 부족한 경우 쓰지 않던 피치를 개방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평상시와 같은 경기 준비가 아니기에 수원의 충북청주전 경기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수원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는 수원월드컵관리재단과 사용을 원하는 대한축구협회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원은 그동안 대한축구협회에 상당히 협조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이라크가 한국과 A매치를 치를 때 이라크 대표팀은 수원 클럽하우스를 사용했다. 당시 중동의 정세는 심상치 않았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라크전 당일 현장에는 특공대가 배치됐을 정도였다. 수원은 이라크 대표팀의 상황을 이해하고 기꺼이 클럽하우스 사용을 승낙했다. 수원의 협조 덕에 A매치가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도 대표팀 요르단전을 위해 대한축구협회의 코리아컵 일정 변경 요청에 응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 클럽하우스 사용이 확정된다면 수원 팬들의 큰 분노가 예상된다. 이미 수원 팬들은 지난달 말 성남FC와의 홈 경기에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를 내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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