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혈이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 SK 나이츠는 1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 원정 경기에서 창원 LG 세이커스에 73-48로 이겼다.
1~3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린 SK는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를 발판으로 새 역사를 쓰고자 한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역대 챔피언결정전 1~3차전을 연속으로 패한 팀은 모두(4회 중 4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SK는 김선형이 15득점을 쌓으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정규리그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MVP) 자밀 워니는 14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정규리그 국내 선수 MVP 안영준은 13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오세근은 11득점을 기록하면서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만난 전희철 SK 감독은 "1승이 참 힘들다. 선수들이 그간 답답했을 것 같다. 이제야 혈이 뚫리는 느낌이 난다"면서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해 줬다. 이게 SK의 원래 모습이다. 원래 팀으로 돌아온 것 같다. 이대로 간다면 5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특히 SK의 외곽슛 성공률이 인상적이었다. 3점슛 성공률 32%(25회 중 8회 성공)를 기록했다. 올 시즌 SK의 정규리그 평균 3점슛 성공률(30.4%)을 넘어섰다. 아울러 승부처마다 터진 김선형, 오세근, 김형민의 3점포가 일품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1쿼터 초반에 안영준과 오세근이 3점슛을 넣으면서 전체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다음에 슛을 쏘는 선수들이 부담을 덜 가지는 것 같았다"면서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높아졌다.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5차전은 더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활동량을 앞세운 수비력도 좋았다. LG의 득점을 48점으로 묶었다. LG는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최저 득점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종전 기록은 원주 동부 프로미(현 DB), 전주 KCC 이지스(현 KCC)가 마크한 54득점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 모두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력이 좋았다. 경기를 치르면서 이제 타이밍을 익힌 것 같다"라면서 "특히 기본을 지키는 수비를 굉장히 잘해줬다. 덕분에 리바운드 등 수치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SK는 13일 홈 경기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벌인다. 전희철 감독은 "우승 확률이 0%다. 그런데 SK는 역사를 잘 쓰는 팀이다. 경기 전에도 선수들에게 '역사를 쓰는 첫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4차전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완벽하게 찾았다. 남은 3경기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먹은 것 같다. 또한 홈에서 저희가 2경기를 모두 패했기 때문에 홈 팬들에게 승리를 보여줘야 한다. 5차전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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