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해외에서는 K-뷰티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소비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뷰티업계는 저가 제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갓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가격을 낮춘 제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뷰티업계의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해외 시장에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매출은 이와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한 12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 1648억 원으로 15.7%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주로 해외 사업의 성과에 기인한다. 서구권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중화권 역시 사업 효율화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외 사업의 성장세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국내 사업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5773억 원의 매출과 0.6% 증가한 4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해외 사업은 서구권에서 주요 브랜드의 강세로 전년 대비 40.5% 증가한 473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120.5%나 증가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데에는 국내 사업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매출은 1조 1619억 원으로 4.3% 줄었고, 해외 매출은 5360억 원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두 업체 모두 국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마트와 협업해 ‘비욘드’의 신규 스킨케어 라인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론칭하고, 신제품 8종을 각 4950원에 판매 중이다.
또 지난해 9월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출시한 ‘CNP 바이 오디-티디 스팟 카밍 젤’은 출시 3개월 만에 10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최근까지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효능이 뛰어나면서도 가성비 높은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라며 “자사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다이소와 이마트 등 유통 채널과 협업한 신제품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와 채널 특성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9월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 제품 8종을 다이소에 선보였다. 지난 4월 기준 입점 7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주요 제품은 입고와 동시에 품절돼 재입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사측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고객이 있는 곳을 간다”는 실천 원칙 하에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마몽드, 에뛰드가 서브 브랜드 형태로 다이소에 입점했다”라며 “국내 초저가 시장을 대표하는 다이소에 우선 진출하여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향후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갓성비 뷰티’ 라인을 새롭게 론칭했다. 원브랜드 뷰티숍의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해당 라인은 피부 고민별 맞춤 케어가 가능한 기능성 스킨케어부터 트렌디한 색조 메이크업, 바디 및 클렌징 제품까지 약 100여 종의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되며, 모든 제품은 3000원대부터 7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가성비를 중시하는 ‘불황형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뷰티업계는 이러한 소비 패턴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업체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을 내놓는 추세”라며 “판매 가격이 낮아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