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게임 개발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어쩌다 보니 이력서 첫 줄에는 게임 개발자 대신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쓰였다.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스쳤다. 결국 회사를 박차고 나와 게임 개발사를 차렸다. 서클 프롬닷의 염정규 대표의 이야기다.
(사진=서클 프롬닷 염정규 대표)
서클 프롬닷은 ‘쿠산:늑대들의 도시(이하 쿠산)’를 개발하는 인디게임사다. 게임은 지난해 퍼블리셔 피큐브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작년에 개최한 인디게임 공모전 ‘인디고’ 등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업계에선 이미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클 프롬닷의 염 대표와 게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이보그 존 윅’ 액션 구현 노력
(사진=쿠산:늑대들의 도시)
서클 프롬닷은 부산 해운대구에 소재한 인디게임사다. 2018년에 설립된 회사는 아직 데뷔작이 없다. 약 7년간 ‘쿠산’만을 개발 중이다. 그럼에도 게임은 출시 전부터 글로벌 유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3차 스팀 플레이테스트에 5천여 명이 참여했고, 게임을 위시리스트에 등록한 이 중 30% 이상은 해외 팬들이다.
‘쿠산’은 하드코어 탑다운 슈터 장르 게임이다. 전직 군인이던 뒷골목 해결사가 초능력을 지닌 소녀를 지키기 위해, 전 상관의 쿠데타 계획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다. 북미풍 아트 스타일과, ‘핫라인 마이애미’에서 영향을 받은 전투 스타일이 특징이다. 염 대표는 “핫라인 마이애미를 재밌게 했는데 속편이 안 나오는 게 속상해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게 개발 계기였다”고 말했다.
(사진=쿠산:늑대들의 도시 스크린샷)
게임은 영화 ‘존 윅’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염 대표는 “핫라인 마이애미의 원샷 원킬 매커니즘은 유지하되 존 윅처럼 싸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간단한 조작을 구현하면서도 난이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게임 내 사이버펑크 요소를 강화해 ‘사이보그 존 윅’처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개발팀이 직접 꼽은 게임의 매력은 다양하다. 이들은 다양한 전투 스타일과 치열한 보스전, 컬러풀한 픽셀아트와 스토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유명 힙합 프로듀서 랍티미스트가 제작한 사운드트랙이 삽입되면서 전투의 강렬함을 배가시켰다. 염 대표가 SNS를 통해 직접 제작을 부탁했던 것이 실제 인연으로 이어졌다.
‘쿠산’ 초석 삼아 액션 게임 명가로
(사진=서클프롬닷 팀)
‘쿠산’이 개발사의 첫 작품인 만큼,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게임 개발은 물론, 조직 운영의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난관이었다. 염 대표는 “처음 2년간 완전히 시행착오만 했다. 게임을 처음 만드는 입장에서 게임은 무엇인가부터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까지 생각해야 했다. 회사 운영도 처음이어서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협업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인연이 난관 극복의 열쇠가 됐다. 회사가 부산 글로벌 게임센터 입주했을 당시 주변 개발사들의 조언이 건네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었다.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팀원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서클프롬닷의 염 대표를 포함한 4인은 최소 5년 이상 동고동락한 팀원들이다. 이들은 게임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에도, 지치지 않고 함께 열정을 불태웠다.
(사진=쿠산:늑대들의 도시 스크린샷)
서클프롬닷은 이번 신작을 초석 삼아, 향후 회사가 만들고 싶은 게임과 플레이어에게 재밌는 게임 사이의 교차점을 찾겠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 궁극적으로 액션 게임에 ‘이머시브 심’ 요소를 더해, 전투 중 유저에게 상대의 생사여탈 결정에 대한 선택지를 던지거나 실시간으로 환경 요소가 변하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염정규 대표는 게임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기다려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고 팬분들의 소중한 돈이 결코 아깝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액션 게임으로서의 손맛은 반드시 챙겨 가자는 마인드로, 게임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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