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간 트러블이 부른 비극, 학교 보안 체계의 허점 드러나
교직원 5명 부상…학부모와 지인 난입으로 초등학교 아수라장
[포인트경제] 도쿄도 타치카와시(東京都立川市)의 시립 제3초등학교에서 8일 오전, 외부인이 교내에 침입해 폭행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교직원 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학생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11시경 발생했다. 40대와 20대 남성 2명이 교내로 침입해 2층 교실에 있던 담임 교사를 폭행하고, 술병을 바닥에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후, 1층 교무실로 이동해 유리창을 파손했다. 이들은 학교 직원들에 의해 제압된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남성 2명이 침입한 도쿄 타찌가와시의 제 3초등학교/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부상을 입은 30대에서 70대 사이의 교직원 5명 중 한 명은 코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이들은 얼굴 타박상, 무릎 부상 등을 입었다. 학생 30여 명이 당시 2층 교실에 있었지만, 다행히 신체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간 문제를 둘러싸고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으나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이 커진 데서 비롯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한 학생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담임 교사와 자녀 관련 문제를 상담했으나 대화가 결렬됐다. 이에 이 어머니는 40대 남성 지인에게 연락을 취했고, 이후 20대 남성도 동행하여 세 사람이 함께 학교로 다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이 교내에 들어올 당시 어머니는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통용문을 통해 진입했다. 남성 2명은 학생과 같은 반 교실로 침입해 교사를 폭행했으며, 이를 막으려던 다른 교직원들과도 몸싸움을 벌였다.
학생들은 긴급히 체육관으로 대피했으나, 일부는 교실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긴급 방송을 통해 "訓練ではありません(훈련이 아닙니다)"라고 알리고, 교실 문을 잠그고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NHK의 헬리콥터가 오전 상공에서 찍은 영상/NHK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사건 발생 직후, 학교 주변에는 다수의 경찰차와 구급차가 몰렸고, 학부모들은 급히 학교를 찾아 운동장에 줄을 서 아이들을 데려갔다. 인근 주민들은 "최근 전국적으로 학교 사건이 잦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 직장에 다니는 한 여성은 "사이렌 소리가 커서 밖을 보니 경찰차가 몰려 있었다. 지인의 아이가 이 학교에 다녀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초등학교 보안 체계의 허술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립 제3초등학교는 통용문 2개와 별도 출입구 3개가 있으며, 평소 출입구 3곳은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으나 통용문은 걸쇠만 설치돼 외부인이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범인들은 이 통로를 이용해 학교 건물로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타치카와 교육위원회는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과 교직원에게 불안을 초래하고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에는 스쿨 카운슬러와 심리사를 추가로 파견해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을 치유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과거에도 학교 내 외부인 침입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2001년 오사카 교육대학 부속 이케다 초등학교에서는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초등학생 8명이 숨졌으며, 2005년 오사카 네야가와 시립 중앙초등학교에서는 졸업생 소년이 교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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