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며 1300원대에 진입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50분 기준 1407.70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무역합의에 따른 강달러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300원대 진입한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1원 오른 1403.7원에 거래됐다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밤 미국은 국가별로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유예한 지 약 한 달 만에 영국과 가장 먼저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영국이 소고기·에탄올·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 수입을 촉진해 미국에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출 기회를 부여하는 대신, 미국은 25% 자동차 관세를 연간 10만대까지는 10%만 부과키로 했다. 영국에 부과한 기본관세 10%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 같은 소식에 다른 국가들의 협상 기준점이 되는 첫 합의가 순조로웠다는 평가를 받으며 달러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시각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57% 오른 100.612를 나타냈다. 지난달 11일 이후 90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인덱스는 100수준을 회복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 무역합의 발표, 주말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뉴욕증시와 국채 금리 상승 재료로 소화되며 달러지수 반전을 주도해 원화도 약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수출업체 수급부담, 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수 등은 환율 상승 억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환율이 다시 130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7일 주간거래를 1398원으로 마치며 1300원대에 진입한 환율은 2거래일 연속 1390원선에 안착했던 바 있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예외주의 기대 둔화에 따른 약달러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폭이 미미했던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다른 통화와 키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2024년 이후 원화는 최근까지 달러 대비 일방적인 약세를 보여왔다”며 “원달러 환율은 당장 추세적으로 급락을 지속하기보다 단기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1300원 중반을 향하는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강달러 현상 지속으로 환노출 투자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는 환헤지 상품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KB증권 박유안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주요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에 미국이 통화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 약세가 압력이 추세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 투자시 환헤지 ETF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