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중고차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앞당겨졌고,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중고차 도매가격이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4월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가 20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4.9% 오른 수치로, 전월 대비 상승률도 2.7%에 달했다. 맨하임 지수는 중고차 도매시장 경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미국의 대표적 중고차 가격 지표다.
이번 수치는 2023년 10월 팬데믹 여파로 자동차 공급망이 교란됐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외국산 완성차에 25% 관세를 도입하고, 이달부터는 엔진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에도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동차 가격 인상 전망이 확산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제레미 롭 경제·산업 인사이트 디렉터는 “보통 4월 중순이면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잦아들지만, 올해는 한 달 내내 강한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며 “관세 정책이 중고차 시장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만 업계 반발을 반영해,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 내에서 조립된 차량의 부품 중 가격 기준 15%에 해당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관세를 유예했다.
한편 고율 관세 여파는 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등 일부 차량 모델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최대 2천 달러(약 280만 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가격 인상은 5월 2일 이후 생산 차량부터 적용되며, 해당 차량은 오는 6월 말부터 미국 내 딜러 매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산 부품과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단지 수입차 가격뿐 아니라 미국 브랜드 차량의 가격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자동차 전문사이트 카스닷컴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멕시코·캐나다에서 조립돼 미국에 수입된 차량 중 51%는 미국 브랜드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가 부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입 경쟁 차량의 가격을 높이면서, 미국 제조업체들도 국내 생산 차량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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