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교황, 시카고에서 바티칸까지”···레오 14세 즉위에 미국 전역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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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교황, 시카고에서 바티칸까지”···레오 14세 즉위에 미국 전역 환호

직썰 2025-05-09 10:14: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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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인 출신 레오 14세. [바티칸 미디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인 출신 레오 14세. [바티칸 미디어]

[직썰 / 곽한빈 기자]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최초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인물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명은 레오 14세(Leo XIV). 그가 걸어온 삶과 선출 순간은 단순한 신임 교황의 등장을 넘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가톨릭의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한다.

◇미국 출신 첫 교황의 탄생…시카고가 들썩였다

레오 14세 교황의 출신지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백악관과 시카고 시청, 바티칸까지 환영 메시지가 이어졌다. 시카고 대교구 주교좌 성당인 ‘거룩한 이름 대성당’에서는 교황 선출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축하 종이 울려 퍼졌고, 인근 가톨릭 학교 학생들은 스타벅스 음료를 든 채 “교황 만세(Long live the pope)”를 외치며 환호했다.

시카고 대교구 총대리 래리 설리번 주교는 “오늘은 시카고와 미국에 흥분되는 날”이라며, “시카고 방식은 함께 모여 믿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본명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로, 195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국과 페루의 복수 국적자이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언어적으로는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그는, 사목과 행정 경험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력을 쌓아왔다.

그는 한때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을 지냈으며, 이후 페루 북부의 추리요 대교구장으로 활동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된 그는 같은 해 교황청 주교성성 장관에 임명돼 2025년 교황 선출 전까지 재임했다.

◇중도 진보, 포용의 리더십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전통과의 균형을 중시하는 중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주교성성 장관 시절에는 세계 주교 인선 과정에서 투명성과 다양성을 강화했고, 특히 남미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교회에 대한 지원에 집중했다.

그는 평소 설교에서 “교회는 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민자·원주민·청소년·여성을 향한 교회의 역할 재정립을 주장해왔다. 페루에서의 20년간 선교 경험은 그의 사목 철학의 중심이 되었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은 그의 목회적 뿌리로 남아 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서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손 흔드는 교황 레오 14세. [바티칸 미디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서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손 흔드는 교황 레오 14세. [바티칸 미디어]

◇미국 정치권의 열광… “시대의 상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라며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축하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수백만 미국 가톨릭 신자와 기독교인들이 그의 성공을 기도할 것”이라 밝혔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교황 성하를 위해 기도하며, 미국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선출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이라는 전통문구를 인용하며 “신이 교황 레오 14세를 축복하길”이라 전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에 역사적인 날이며, 교황이 전 세계의 모범이 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인간적인 교황, 소탈한 매력

교황 레오 14세는 테니스를 즐기고, 가족과 신자, 동료들에게 즉각적으로 문자·전화로 응답하는 소통형 리더로도 알려져 있다. 수도회 동료 조지프 패럴 주교는 “그는 문자 메시지 응답이 가장 빠른 사람”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꼭 테니스를 친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 14세 교황의 둘쩨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인터뷰에서 “그는 어릴 적 다리미판을 제단 삼아 신부 놀이를 할 정도로 신부의 길만 생각한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콘클라베 직전 “네가 교황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자 동생은 “말도 안 되는 소리(nonsense)”라며 겸손해했다고도 전했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

레오 14세의 즉위는 단순한 교황 교체를 넘어, 전 세계 가톨릭 공동체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미국과 라틴아메리카를 잇는 다리이자, 전통과 개혁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인물이다. 사회적 약자를 품는 교회의 비전과 열린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어떻게 현실로 이끌어낼 것인지, 이제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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