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결승에 올랐는데 챔피언스리그 자격 논란? 그럼 상위권 팀들은 왜 못 갔습니까?”
토트넘 홋스퍼를 유로파리그 결승으로 이끈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 시간으로 9일 새벽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에서 북극권의 ‘지옥 원정지’ 보되를 침묵시키고 결승 티켓을 따낸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메시지는 분명했다. 리그 성적이 어쨌든, 토트넘은 유럽 대회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다는 것.
“우리가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해서 결승 진출의 의미가 깎이면 안 됩니다. 그렇게 결승이 쉬운 거라면 왜 프리미어리그 1~3위 팀들이 다들 못 올라오죠?”
이날 포스테코글루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비난과 의심 속에서 자신의 팀이 증명해낸 것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기 시작했죠. 토트넘이 정말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래서인지 자꾸 이 성과를 깎아내리려 합니다.”
기자회견 내내 그는 리그 성적과 유럽 대회 성과를 구분 지으며, “이건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맨유와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클럽은 지난 15~20년간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이 트로피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일지,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겁니다”라며 되물었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날 승리를 ‘실용적이고 절제된 경기 운영’의 결과물이라 평했다. “나는 공격 축구를 사랑하지만, 무엇보다 ‘승리’를 사랑합니다. 오늘 우리 선수들은 상대의 리듬을 완전히 차단했고, 결정적인 순간엔 퀄리티를 발휘했죠.”
결승에서 맞붙게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올 시즌 내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로파 무대에서는 강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는 냉소 섞인 반응이 돌아왔다. “맨유가 이 대회가 시즌을 구원해주진 않는다고 했다죠? 그건 그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끝으로 그는, “어릴 적 아버지와 TV 앞에서 유럽 결승을 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그 결승 무대에 팀을 이끌고 가게 됐네요. 믿기지 않지만, 자랑스럽습니다”라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기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다'는 말이 당연해진 토트넘이라는 클럽에서, 안제 포스테코글루는 단 한 시즌 만에 유럽 정상 문턱까지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더 이상 '과정의 미학'만을 말하지 않는다. '결과의 증명'을 외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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