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업체들 환리스크에 시름...“재고 소진시 직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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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입업체들 환리스크에 시름...“재고 소진시 직격타”

한스경제 2025-05-09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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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라는 이중 악재가 페인트·가구업계 등 원재료 수입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픽사베이
고환율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라는 이중 악재가 페인트·가구업계 등 원재료 수입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고환율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라는 이중 악재가 원재료 수입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5월 연휴를 전후해 다시 환율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불확실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환율에 매우 민감하다. 최근까지 비축해둔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원가 부담이 기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어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과 관세 부담이 동시에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페인트업계는 고환율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도료 생산에 필수적인 용제, 수지, 안료 등은 모두 해외에서 들여오는데 최근 3개월간 평균 환율이 1450원을 상회하면서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업계는 봄 성수기와 트럼프 당선 전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고를 미리 확보했지만 통상 3개월 정도의 재고 비축분이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고환율이 반영된 원재료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

한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재료마다 다르지만 창고 수용 능력을 고려하면 3개월에서 아주 많게는 6개월 정도 분량을 비축해놓는다. 이후부터는 높은 환율이 본격적으로 원가에 반영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가구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목재와 철강, 파티클보드 등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태국·인도네시아산 파티클보드 가격이 전년 대비 18%나 올랐다. 파티클보드는 수입 의존도가 85%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해상운임 인상까지 겹쳐 실제 수입 단가는 더욱 높아졌고 건설경기 침체로 가구 수요마저 줄면서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재고로 버티고 있는 업체들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제품 원가에 반영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트럼프 시대 고환율 장기화가 우려된다”며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진 최근에는 환헤지 비용마저 상승해 환위험 관리조차 기업들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올리기 힘든 현실도 기업들에 부담이다. 

페인트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이 겹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가구업계 역시 주택 거래 감소와 이사 수요 위축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74.1%), 수입선 다변화 및 저가 대체공급처 발굴(37.0%), 환헤지 비율 확대(33.3%), 핵심부품 및 원자재 국산화(22.2%) 등을 주요 대응책으로 꼽았다.

일부 기업은 해외 직수입 채널을 확대하거나 현지화된 공급망을 구축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또 선물환·통화스왑 등 금융상품을 활용한 환위험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환헤지 비용 역시 환율 변동성에 따라 상승해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일부 페인트 업체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가구업계는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강화하거나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책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고환율 피해 수출입 중소기업에 긴급 경영 안정 자금 공급, 수출 바우처 활용 지원, 환 위험 분담 기준 마련 및 컨설팅 제공 등 정책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5월 연휴 이후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현상이 있었으나 기업들은 이를 마냥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워낙 크고 대외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내려가도 언제 다시 오를지 몰라 재고 확보와 환위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향후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환율과 관세라는 이중 악재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정부와 업계 모두 환율 안정화, 기업 유동성 지원, 수입선 다변화 등 구조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수입업체들은 당분간 불확실성 속에서 재고 관리와 환위험 분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환율 장기화 시 제품 가격 인상 압박과 수익성 악화, 투자 위축 등 산업 전반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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