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삼중고 위기(고환율·고물가·고금리)와 트럼프 정부 관세 이슈 등 해외 진출에 여러 장애물을 직면한 국내 식품기업의 새로운 수출기지로 중앙아시아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미국과 중국, 동남아에 비해 낮은 관세율과 K컬쳐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장점으로 꼽혀 기존 수출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8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카자흐스탄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 상승한 1327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수출액은 약 4000만달러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몽골과 함께 K푸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 진출 이후 K푸드 영향력 확장의 1등 공신은 라면과 커피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K라면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7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생산 커피는 카자흐스탄에서 고급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수요는 높은 편으로 2023년 수출액은 약 388만달러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K컬쳐에 익숙한 고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자리 잡기 유리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수출액은 2586만 달러로 2021년 이후 311%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구소련 문화가 남아있는 지역에서 고려인의 비중이 국내 기업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몽골의 경우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 제로 수요 증가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몽골 사망 원인 1위는 심혈관 질환으로 저감, 프리미엄 재품을 내세워 몽골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몽골의 식품시장 규모는 내년까지 79억7400만달러로 증가해 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속적인 성장세에 기업들은 중앙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의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수익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은 국내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연평균 3%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몽골 인구의 절반 이상은 30대로 이뤄져 장기적인 수요와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팔도는 러시아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카자흐스탄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2013년 일찌감치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을 인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장해 나가며 ‘제로’의 몽골 시장 성공 등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K라면 대표주자로 꼽히는 삼양과 농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불닭, 신라면 시리즈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프랜차이즈도 중앙아시아 지역을 노리고 있다. 이미 KFC와 피자헛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시장에 안착한 상황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맘스터치 측은 현지 매장의 평균 매출이 국내 수준을 웃돌고 있어 현지 1위 브랜드인 KFC를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까지 몽골 현지 매장을 20개로 확장할 계획인 맘스터치는 이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GRS는 자사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앞세워 중앙아시아에 진출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중앙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최대 식품박람회인 ‘우즈푸드 2025’에 한국관을 차려 478만달러 규모의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K푸드 세일즈로드쇼’에서도 48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서 일부 기업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K푸드 기업의 현지 진출은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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