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올여름 기준 이상의 폭우가 관측될 때 긴급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한다. 긴급재난문자 기준. (그래픽=대전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극단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지역의 주민들에게 알림음과 진동을 동반한 긴급 재난문자를 올여름부터 직접 발송한다. 지난해 재난문자 발송 기준을 웃도는 폭우가 27차례 반복됐고, 대부분 잠든 야간에 급격한 하천 수위상승을 경험한 충청권으로서는 주민들이 재난에 대비할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조금 더 세밀한 기상관측을 위해 충남지역 기상관측장비 확충이 요구된다.
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올여름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대전과 충남·북 그리고 세종에서도 시행을 위한 막바지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1년간 기상 관측데이터를 재검토해 폭우 패턴을 분석하고 긴급재난문자 발송 시점과 발송 지역을 어디로 할 것인지 사례 검토를 마쳤다. 1시간 누적 강우량이 50㎜ 이상이고, 3시간 누적 강우량 90㎜ 이상의 비가 관측됐을 때 해당 위험기상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된다. 또 1시간 누적 강우량이 72㎜ 이상 관측될 때에도 재난문자를 기상청이 발송한다. 알림은 휴대폰에 40데시벨(dB)의 경고음과 진동을 동반해 해당 지역의 강우량 관측값과 국민행동요령을 안내함으로써 위험지역에 있는 문자 수신자가 재난에 대비하거나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야간에 폭우가 쏟아져 새벽에 하천 범람위기를 겪는 야행성 위험기상이 지난해 충청권에서 반복됐다. 긴급재난문자 시행으로 야간 위험기상에 대한 대비할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사진=중도일보DB)
특히, 대전과 충남권의 지난해 강우 패턴을 분석한 결과 최소한 27차례 재난문자가 발송되었을 정도의 호우 위험기상이 빈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홍수주의보와 홍수경보 82건 중 84%에 이르는 69건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취약시간에 발령돼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야행성 위험기상을 겪었다.
대전기상청은 호우 긴급재난문자 시행을 통해 가까이 다가온 위험기상을 전보다 조기에 알아차리고 알맞은 대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충남 논산에서 갑작스런 호우로 생명을 잃는 인명피해 사고에서 첫 구조신고가 소방에 접수된 시간은 오전 2시 52분이었고, 이번 긴급재난문자가 시행되면 같은 조건에서 오전 2시 29분께 재난문자가 발송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구조신고 시각보다 23분 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전송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인명피해를 한 명 이라도 줄이자는 것.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시행하는 긴급재난문자는 관측된 강우량이 기준을 넘어섰을 때 발송하는 것으로 이미 위험지역에 있는 것이니 지체하지 말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알리는 의미"라며 "그동안 호우주의보와 경보를 통해 위험을 알리던 것에서 한 단계 강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충남지역 세밀한 기상관측을 위해서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추가 확보가 요구된다. 대전 AWS간 이격거리는 충남권역 평균 8.6㎞으로 전국 평균 7.9㎞보다 넓고 금산군 지역은 AWS 1대가 9개 면을 책임지는 실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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