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고졸·2030'…데이터가 말하는 마약 중독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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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고졸·2030'…데이터가 말하는 마약 중독의 구조

이데일리 2025-05-08 17:05: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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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교정시설에 수감됐던 한 수형자는 “마약은 끊기 어렵다”며 재범의 현실을 토로했다. 한국 사회의 마약 문제는 더 이상 음지의 문제가 아니다. 교도소 안팎의 통계를 들여다보면 중독이 얼마나 일상화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김창우 경북북부제1교도소 교감은 법무부 교정본부가 발간하는 ‘월간교정’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마약류 수형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교정시설 내 중독 특성을 정밀 분석했다. 특히 수형자 9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는 마약 중독이 ‘누가’ 겪는 문제이고 ‘왜’ 반복되는지를 드러냈다.

◇절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재복역률…단속만으론 한계

(그래픽=문승용 기자)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3년 마약류 사범은 총 2만7611명으로 2018년(1만2613명) 대비 118.9% 증가했다. 특히 20~30대가 전체의 54.5%를 차지했다. 10대는 1477명(5.3%)으로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대(30.3%)가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4.2%), 40대(14.2%) 순이었다.

여성 마약류 사범 비율도 증가세다. 2023년 전체 사범 중 여성은 32.3%로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 종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분류되는데, 특히 마약에서는 여성이 절반 이상(54%)을 차지했다.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 사범 중에서는 각각 31.0%, 17.4%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마약류 사범은 중년 남성 중심’이라는 기존의 마약범죄 인식이 현실에서 점차 달라지고 있다.

학력은 고졸 이하가 과반이다. 2023년 기준 고졸은 36.3%, 중졸 이하는 18.1%다. 절반 이상(54.4%)이 고졸 이하였다. 대졸 이상은 18.9%로 집계됐다. 직업은 무직이 26.9%로 가장 많았고 직업 미상(8.5%)과 기타(40.1%)까지 포함하면 75.5%에 달한다.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마약류 사범 출소자 1605명 중 3년 이내 다시 수용된 재복역 인원은 2023년 기준 512명으로 31.9%다. 절도(49.1%)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재복역률을 보였다. 이는 살인(4.4%), 성폭력(15.3%)보다 높은 수치다.

김 교감은 “재복역률이 높다는 것은 마약 범죄가 중독성과 반복성을 내포한 특수범죄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단속 강화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이 통계에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범죄횟수 많을수록 중독 심각…“행위 아닌 구조의 문제”

김 교감은 교정시설 내 수형자 90명을 대상으로 DAST-10(약물남용선별검사)를 실시해 고위험군, 중위험군, 저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각 위험군 간 약물 관련 변수들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고위험군일수록 투약 기간이 길고,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으며 징벌 횟수가 많았다. 특히 징벌은 고위험군에서 ‘4회 이상’인 비율이 높았고 저위험군은 ‘징벌 경험 없음’이 많았다.

약물남용 위험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 간 상관분석 결과, 투약 기간과 범수, 정신과 진료 경험과 징벌 횟수 사이에는 정적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즉, 투약 기간이 길수록 범죄 횟수가 많았고,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는 수형자일수록 징벌 횟수도 높았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약물남용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약물 사용에 그치지 않고 범죄, 처벌, 정신건강, 교정시설 내 갈등 경험 등이 얽힌 복합적 구조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중회귀분석에서는 ‘범수(범죄경력 횟수)’만이 약물남용 위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독립변수로 나타났다. 정신과 진료 경험, 투약 기간, 징벌 횟수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교감은 “범수가 많을수록 약물 의존도가 높다”며 범죄 경력이 많은 대상자에 대한 맞춤형 개입과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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