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가입과 유심 공급을 계속하고 있지만 위약금 면제는 계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번호이동 고객 위약금을 면제하면 수백만명의 고객 이탈로 인해 수조원대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국회를 상대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국회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약관에 따라 위약금 면제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전국 대리점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KT와 LG유플러스는 적극적인 장려금이나 보조금 경쟁에 나서지 않고도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신규 가입이 중단되면서 점유율 40%대 유지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결단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SK텔레콤이 국회와 정부, 여론의 압박을 버틸 수 있느냐다.
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서버 해킹 사태가 확인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7일까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이용자는 모두 26만2890명.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사용자는 14만8010명, LG유플러스로 바꾼 이용자는 11만4880명이다.
다만 이동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28일에서 이달 초까지 하루 평균 2만명 정도가 이동했지만 지난 5일이나 6일에는 7000명대로 감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40.4%로 KT(22.8%)와 LG유플러스(20.4%)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계속 가입자 이탈이 이뤄질 경우 SK텔레콤의 40% 점유율은 금방 무너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오후 SK텔레콤을 대상으로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를 여는 가운데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전날 국회에서 설명 자료를 의원들에게 배포하며 위약금 면제에 대해 반대했다.
SK텔레콤은 자료를 통해 “현재 기한 없이 신규 모집 중단이라는 자발적 조치를 한 상황에서 위약금 면제까지 시행되면 회사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위약금이 높은 고객이 번호이동을 할 가능성이 크며 위약금 면제 시 수백만 회선 해지로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침해 사고 발생 이후 불법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객관적 판단 없이 위약금을 면제하면 향후 일방의 주장만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등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나 국회 측은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지난 6일 “SK텔레콤이 회사 귀책이 있어도 가입 해지 시 위약금을 물리던 과거 약관을 고쳤지만, 이번 서버 해킹 사태에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사업자의 귀책 여부와 상관 없이 일률적으로 가입자에게 해지 위약금을 내도록 하는 약관을 운영하다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관법 위반 지적을 받고 자진 시정했다.
최 의원은 “SK텔레콤이 공정위 지적 이후 ‘회사의 귀책 사유로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고도 종합적 내부 검토, 이사회 의결 등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 중”이라며 “SK텔레콤은 약관에 따라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도 SK텔레콤 측에게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약 8% 하락했다.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 7% 상승하며 상반되는 양상을 그리고 있다. 세종텔레콤, 아이비전, 인스코비 등 알뜰폰 관련주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원석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5월 하루 평균 1만5000명, 6월 5000명씩 가입자가 이탈할 경우,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15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며 “유심 교체 비용(개당 약 4000원)을 기준으로 1000만명 교체 시 약 400억원의 일회성 비용도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음달까지 1000만장 규모의 유심을 확보하고, 이달 중순 소프트웨어 기반 초기화를 시행할 경우 가입자 이탈 추세는 점차 진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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