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K5리그는 기회의 장이다.
◇한국 축구의 풀뿌리 ‘K5’리그
K5리그는 한국의 5부 축구 리그이자 대한축구협회(KFA) 산하 아마추어 레벨 최상위 축구 리그다.
K5리그는 KFA가 주최하고 각 시도축구협회와 시군구 축구협회가 협력해 운영되고 있다. KFA 등록한 동호인 축구팀은 누구나 등급에 따라 참가 신청할 수 있으며, 각 시도별 운영 기준에 의거해 참가가 확정된다. KFA에 등록된 동호인 팀들이 지역별로 참여해 아마추어리그로 분류되는 편이다. 하지만 실력자들이 즐비하고, 팀 내에 선수 출신들도 다수 배치돼 있어 실력이 엄청나다.
세미프로 레벨의 K4리그 등 상위 리그와는 실력 격차가 있지만,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최고 수준의 리그라고 할 수 있다. 하위 리그며 28개 리그 177개 팀이 포진한 K6리그, 167개 리그 1105팀이 속한 K7리그와 승강제도 이뤄지고 있는데, 매 시즌 K5와 K6리그 사이에서는 15개 팀이, K6와 K7 사이에서는 28개 팀이 승격과 강등을 거친다.
2025시즌 K5리그에는 94개의 팀이 참가한다. 운영은 단일 리그 체제가 아닌 권역별 리그로 운영된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대전충남세종, 충북, 전북, 광주전남, 대구경북, 울산, 부산경남 등 15개 권역으로 나뉜다. 각 권역에 소속된 팀들끼리 경쟁하는 구조다.
각 권역별 우승팀을 가린 뒤에는 11월 말미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해 그 팀들 중에서도 K5리그 최고의 팀을 가린다. 2024시즌의 경우 김해재믹스축구클럽(재믹스)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남FC 18세 이하 팀 출신으로 태국 콘캔FC(2부)와 서울이랜드(K리그2)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미드필더 출신 김성현이 은퇴 후 제조업체에 근무하며 재믹스를 통해 MVP 등극하는 드라마를 만들기도 했다.
또 챔피언십 상위 8개 팀에는 한국 축구 최고의 토너먼트 대회인 코리아컵(구 FA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프로레벨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우승컵을 노려볼 수 있는 장도 마련되는 셈이다.
2025 K5리그는 지난 4월 27일 전라남도 광주 보라매운동장에서 열린 2025 K5 광주광역시 디비전 리그 광주서구화정FC와 광주동구FC봉알의 공식 개막전으로 열전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3월 재선에 성공한 KFA 정몽규 회장이 “풀뿌리 축구부터 K리그1~7까지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며 공약을 천명한 바 있다. 그에 따라 지원과 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 전설’ 염기훈과 ‘서울 전설’ 박주영의 슈퍼매치?
지난 3월 8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는 2025 코리아컵 1라운드 양산 유나이티드(K5)와 부산교통공사축구단(K3) 간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는 익숙한 얼굴이 팬들의 눈에 띄었다. 수원삼성과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염기훈이 그라운드에 나타난 것이다. 이미 코리아컵에 46경기 출전하며 최다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던 염기훈은 이 기록을 47경기로 늘렸다.
염기훈은 전반 37분 양산의 동점골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가 후반 20분 교체아웃된 뒤 팀이 패하면서 코리아컵 귀환은 한 경기로 마무리됐지만,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염기훈은 KFA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선수에서 동호인선수로 탈바꿈한 것에 대해 “올해 K5경기에 함께 참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에도 코리아컵에 도전할 수 있게끔 팀원으로서 목표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양산에는 염기훈 외에도 심동운(전 포항), 한상운(전 울산) 등 K리그 무대를 수놓았던 선수들이 있다. 한 무대에서 프로 무대를 누볐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K5리그를 뛰는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전드들이 선수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 등 구단 프런트로 있는 레전드들을 찾는 것도 재미다. 특히 지난 4월 K5 양천TNT는 FC서울 출신 레전드 박주영의 이사 선임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양천TNT는 “현재 K리그 울산HD FC의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박주영 코치가 우리 구단에서 이사로서 활동하게 된다”라고 알렸다.
이어 “세계적으로 훌륭한 선수 경력을 지닌 축구인들이 디비전 카테고리 구단의 경영진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후안 마타의 센디에이고FC(미국MLS), 혼다 게이스케의 SV호른(오스트리아 2부), 그리고 오카자키 신지의 바사라 마인츠(독일 6부) & 바사라 효고(일본 사회인리그)가 대표적 예다”라며 박주영의 합류도 같은 효과를 내기를 기대했다.
더불어 “양천 TNT FC는 한국 디비전 시스템이 기반한 '한국형 축구단'을 지향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성인과 학원, 축구와 삶이 동일한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축구단을 목표로 한다. 양천TNT는 박주영 이사와의 동행을 기쁘게 생각하며, 합심하여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 모두에게 기회의 장인 K5리그
K5리그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리그이기에 그 자체로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박주영 코치와 대구 명문 청구고에서 함께 뛴 남현성(인천서구 서곶SM)의 경우 이른 나이에 부상으로 은퇴를 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K5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는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K5리그팀 FC잇플의 경우 호주·뉴질랜드 유학생 모인 팀이다. 축구를 통해 호성적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같은 유학생들이 끈끈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만들고 있다.
배우로 K5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신기는 이를 기회로 발을 넓히며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에 출연 중이다.
스페인에서 선수로 뛴 유튜버 동고는 K7리그 동고FC의 감독이 돼 “유럽처럼 자생하는 팀을 목표로 팀을 성장시키고 있다. 스페인에서 지도자 과정을 밟았지만 코로나19로 조기 귀국하게 된 동고는 동고FC를 K5리그까지 승격시키고, 유럽식 자생팀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이처럼 K5리그 그리고 그 아래 K6리그, K7리그는 축구 그 자체로는 물론 다양한 방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진정한 풀뿌리 축구의 무대라고 볼 수 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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