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보수 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의 회동이 7일 결렬되면서, 단일화 논의는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한 후보가 “단일화 실패 시 본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 지도부의 중재에도 두 후보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11일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진전 없을 경우 보수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15분가량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이번 만남은 김 후보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하지만 회동 이후 양측 모두 “특별한 합의는 없었다”며 결렬 사실을 확인했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특별하게 합의된 사항이 없었다”며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 단일화를 일임했고 결정되는 대로 실행할 것이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역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생각한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한 후보는 ‘(회동 직전) 긴급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 그대로다.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는 말씀을 확고하고 반복적으로 해주셔서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11일이 지나면 (한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 해서 ‘그러면 11일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거냐’ 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며 “11일까지 다른 진전이 없으면 등록을 하지 않겠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도 없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회동에 앞서 오후 4시 30분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는 대선 본 후보 등록하지 않겠다”며 “단일화의 세부 조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단일화 절차, 국민의힘이 알아서 정하면 된다. 저는 응하겠다. 이것이 저의 원칙”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와의 만남에서 “낮에 국민들께 말씀드린대로 ‘단일화 방식 등은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후보자가 결정할 일이며, 어떤 방식을 택하시건 저는 아무런 이견 없이 응하고 승복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구체적 단일화 방안 제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 측 조용술 대변인은 “김 후보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고 논의하자 했지만 한 후보가 ‘앞서 말한 것으로 대체하겠다’며 대화의 진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단일화 약속 파기’ 비판에 대해선 “진척이 안 돼서 한 후보께 전화를 드렸고 두 차례 연락이 안 됐는데도 문자까지 보내 적극적으로 의사를 타진했다”라며 “김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한 적이 있는지 거꾸로 지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특정한 이유로 특정 후보에게 프레임을 씌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도부 주도로 실시된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는 “김 후보가 당헌상 정식 선출된 후보이며 당무 우선권을 갖는다”며 “당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경우 이는 지시 불이행이자 당무 우선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밤 예정된 의원총회 참석 여부나 당 지도부와의 면담 계획에 대해선 “현재까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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