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위메이드가 자사 가상자산 위믹스(WEMIX)에 대해 국내 주요 디지털자산거래소들이 내린 상장폐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위믹스 재단은 이번 결정을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재량권 남용’으로 규정하고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법적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 재단 김석환 대표는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4사(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와 파트너, 게임 이용자들에게 사과를 전하면서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DAXA(닥사)의 결정 과정이 비상식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5차례에 걸쳐 성실히 소명자료를 제출했지만 닥사는 상장 폐지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권한을 남용하는 심각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특히 닥사의 민간 자율협의체 성격을 지적한 그는 “거래소들이 민간 단체에 권한을 위임한 뒤 그 결정에 따라 수익과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지난 2월 28일 발생한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 해킹 사고가 있다. 해커는 약 865만개의 위믹스를 탈취했고 이 토큰은 쿠코인, 비트마트, 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 7곳을 통해 매도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 사실은 3월 4일에야 공지됐고 닥사는 이 점을 문제 삼아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해킹 직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외부 보안업체와 대응에 나섰다”며 “은폐 의도는 없었고 추가 공격과 시장 혼란을 우려해 신중을 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건 공지가 늦어진 점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만, 닥사의 공지문엔 이 사유조차 명시되지 않았다”며 “만약 공지 지연이 문제였다면 닥사가 이를 판단하는 기준부터 명확히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안 취약점과 관련된 닥사의 지적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KISA 인증을 받은 외부 보안 컨설팅업체의 점검 결과와 이행 내역을 제출했으며 닥사에 위믹스 시스템을 직접 점검할 기회도 제공했다”며 “그럼에도 보안을 이유로 상장 폐지를 결정한 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이사도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주주 서한을 통해 직접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해킹은 위믹스 메인넷이 아닌 브릿지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메인넷의 보안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위믹스 가격 하락은 닥사의 유의종목 지정 발표 이후 급격히 나타났고, 이는 닥사라는 실체 없는 민간 협의체의 자의적인 판단 때문”이라며 “법적 권한도 없는 단체가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실적 기준 전체 매출 7118억원 중 약 73%에 해당하는 5181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는 이미 글로벌 사업 구조를 갖춘 기업이며 국내 시장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로 일정이 지연되거나 전략이 위축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신뢰 기반과 미래를 위한 기준 정립이 시급하다”며 “금융당국이 닥사의 자의적 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위믹스는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 방안으로 1차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2차로 2000만개 위믹스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또 위메이드는 일본에서 서브컬처 게임과 수집형 RPG 개발, 8월 중국 ‘미르M’ 출시, PC·콘솔 기반 ‘블랙벌처스’ 등 글로벌 게임 라인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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