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장기적 울분 상태’···“경쟁·성과 강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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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장기적 울분 상태’···“경쟁·성과 강조 영향”

투데이코리아 2025-05-07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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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국민 10명 중 절반 이상이 답답하고 분한 상태가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BK21 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이 지난달 15~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 수준을 묻는 항목에 48.1%는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보통’은 40.5%, ‘좋다’는 11.4%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신 건강 수준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37%)와 ‘타인이나 집단의 시선과 판단이 기준이 되는 사회 분위기’(22.3%)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정치·사회·경제적 변동이나 대형 재난 등이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데는 응답자의 91.1%가 동의했다.
 
특히 연구진은 자가보고형 우울 척도(PHQ-9) 9개 문항을 활용해 ‘우울 수준’을 측정했다.
 
10점 미만은 ‘이상 없음’, 10점 이상은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로 분류한 결과 응답자의 합산 평균은 7.6점이었으며 전체의 33.1%가 10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분 수준’에서는 심각한 울분(2.5점 이상) 비율이 12.8%로 지난해(9.3%)보다 3.5%p(포인트) 증가했으며, 장기적인 울분 상태(1.6점 이상)도 54.9%로 지난해(49.2%)보다 5.7%p 상승했다.
 
지난 1년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는지에 대해서도 47.1%(706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개인·가족 수준에서는 건강 변화(42.5%), 경제 수준 변화(39.5%), 이별·상실(20.7%), 학교·직장 등 사회 수준에서는 관계 변화(30.2%), 고용 상태(23.7%), 과업 과부하(21.4%) 등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치사회 등 환경 수준에서는 국가통치권의 부정부패, 권력 오남용 등 정치환경 변화(36.3%), 국가 시스템 운영이나 질서 유지에 균열·파행 등 사회 질서(33%), 대형 안전사고·중대 산업장 재해·사회적 참사 등과 같은 사회적 재난(23.1%)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 1년간 기존의 역할이나 책임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정신 건강에 위기가 온 적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에는 27.3%(409명)가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1.3%, ‘극단적 선택을 계획했다’는 20.5%,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13.0%를 차지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정신 건강 관련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60.6%)은 타인의 시선을 비롯한 ‘우려와 두려움’을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으며, 요청 방법을 몰랐거나 비용 등 경제적 문제를 이유로 언급했다.
 
특히 정신건강 관련해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1%에 불과했다.
 
이들 중 69.4%는 주변의 부정적 시선과 치료기록으로 인한 불이익, 병원 치료의 불신 등으로 의료기관 방문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회 전체의 정신건강 인식은 나빠졌지만,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편견과 낙인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며 “문제 인식과 적극적 대응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불공정과 부조리가 반복되면서 개인의 무력감과 울분이 심화되는 구조적 악순환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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