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용산·당 지도부 한덕수 띄우기 공작···윤석열이 나라와 당 망쳐"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을 선언하고 미국행을 택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7일 경선 과정 전반에 대해 “용산과 당 지도부가 주도한 공작 정치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건 가수 현미의 노래일 뿐”이라며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경선에 돌입했을 때 국회의원 48명, 원외 당협위원장 70여명의 지지를 받았고, 여론에서도 앞섰기 때문에 2차 경선에서 무난히 과반 득표를 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용산과 당 지도부가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아가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화됐다”며 “김문수는 스스로를 ‘김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지도부는 김문수가 만만하다며 그를 밀어 나를 떨어뜨릴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나를 지지하던 이들이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김문수가 당원 지지율 1위로 오른 것은 2차 경선 나흘 전에 알게 됐다”며 “김문수는 그 공작을 역이용했을 뿐인데 왜 그를 비난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한덕수 후보를 겨냥해 “무상 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느냐”며 “김문수가 공작을 역이용한 건 문제고, 너희가 꾸민 짓은 정당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를 망치더니 이제 당까지 망치고 있다”며 “용병 하나 잘못 들여 나라가 멍들고 당도 멍들었다. 3년 전 당원들이 나를 선택했더라면 이런 꼴이 됐겠느냐”고 비꼬았다.

홍 전 시장은 “지더라도 명분 있게 져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설 명분이 생긴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이념 집단이 아니라 이익 집단이며, 영국 토리당이 소멸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오호통재라, 이 말은 지금 이 상황에 쓰는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