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리 흐름이 맞물리며,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간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식 시장이 조만간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40년의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경제 베테랑 김한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등을 거친 그는 금리와 주식 간의 연관성에 대해 일관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23년 미국 10년물 국채의 평균 금리는 3.3%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2% 근처까지 오른 상태다.
그는 "올해 안에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일시적으로는 5.5%도 돌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고율 관세 정책이 공급망 압박을 강화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리 상승이 가져올 파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시기 2% 안팎의 저금리로 발행된 회사채와 대출금이 오는 3년간 집중적으로 만기 도래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한진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상황은 신흥국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과거 데이터에 근거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나면 1~2년 내 강달러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는 경향이 반복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는 경기 사이클에 주목하면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워런 버핏이 말했듯이 수영장이 마르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았는지 알게 된다"라며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 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
김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기가 도래할 경우에도 마냥 낙관하기보다는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내려가는 시점은 이미 파티가 끝난 이후이며, 시장은 후유증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시기에는 경기 방어력이 높은 종목으로의 리밸런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미국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그는 '콘드라티예프 파동' 이론을 언급하면서 현재는 2010년부터 시작된 6번째 장기 경기 순환 주기 중 하나로 보고 있으며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이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같은 기존 빅테크보다 중소형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더욱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이들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기술 자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기술혁신이 더 빨라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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