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가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서 먼저 웃었다.
LG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서울 SK를 75-66으로 꺾었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우는 27회 중 19회다. LG는 1차전 승리로 70.4%의 확률을 잡았다.
하지만 이제 막 1차전이 끝났을 뿐이다. LG가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이르고, SK도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기선 제압 성공한 LG, ‘외곽슛 감각 회복’ 중요
LG와 SK의 1차전에 대해 손대범(45) KBS 농구 해설위원은 6일 본지와 통화에서 “LG가 승부처에서 더 끈끈한 농구를 했다. 반면 SK는 경기 몰입도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LG는 1차전에서 SK의 장점인 ‘속공’을 완전히 묶었다. SK의 속공 득점은 2점에 그쳤다. 또한 SK의 전력 핵심 자밀 워니(31)를 성공적으로 수비했다. 워니는 1차전에서 21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은 발휘하지 못했다. 워니를 막아낸 아셈 마레이(33)의 활약도 돋보였다.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양 팀 최다 리바운드(14개)를 쌓았다.
손대범 위원은 “SK가 흥이 날 수 있는 계기를 LG가 아예 차단했다. 워니를 강하게 수비하면서 터프샷을 유도한 전략이 주효했다. 리바운드 싸움도 밀리지 않은 것이 LG의 승리 요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LG도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3점 슛 성공률이 24%(33회 중 8회 성공)에 머물렀다. 유기상(24)은 10개의 3점 슛 시도 중 단 한 개만을 넣기도 했다. 손대범 위원은 “LG는 슈터들의 컨디션이 올라와야 공격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마레이와 칼 타마요(24)가 맹활약했지만, 결국 국내 선수들이 공격 리바운드나 세컨 찬스를 만들어줘야 팀이 안정될 것이다”라면서 “LG는 외곽슛 감각 회복과 함께 국내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첫 우승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국내 선수 득점 부진에 막힌 SK, ‘팀워크 회복’ 절실
SK는 워니를 제외한 국내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정규리그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안영준(30)이 11득점, 오재현(26)과 김선형(37)이 각각 9득점과 7득점으로 부진했다. 손대범 위원은 “SK가 정규리그에서 순항할 당시엔 김선형, 안영준, 오재현 중 최소 2명이 제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1차전에선 모두 부진했다”며 “초반부터 실책이 많았고, 김선형의 공격 효율도 확 떨어졌다. 워니 혼자서 시리즈 전체를 끌고 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내 자원들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봤다.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전희철(52) SK 감독은 ‘워니 GO’ 전략이 필승 카드라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 힘을 비축했다가 후반전 승부처의 공격을 몰아치는 워니의 특성을 살린 전술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 선수들의 희생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희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희생하고 양보해야 쓸 수 있는 작전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양해를 구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 우리에게 가장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옵션이 워니다. 필요할 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즉 SK가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선 워니의 활약과 국내 선수들의 희생과 양보가 모두 동반돼야 한다. 손대범 위원은 “지금 SK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는 말이 들리지만, 원래 대부분의 챔피언이 우승 과정에서 갈등과 부침을 겪는다. 이럴 때일수록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대범 위원은 SK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SK는 1차전에 반칙을 아끼거나, 멍하니 수비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런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특히 김선형이 중심을 잡아줘야 시리즈를 되살릴 수 있다”며 “SK는 과거 원주 DB에 2패 후 역전한 경험도 있고, 반대로 1차전 승리 후 시리즈를 내준 아픈 기억도 있다. 그런 모든 경험을 갖춘 팀이기에 시리즈 초반에 무너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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