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외국 영화 관세는 할리우드 제작사의 해외 영화 촬영 관행과 외국 인센티브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AP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소비자들이 미국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번 영화 관세도 미국에서 촬영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영화 제작사들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만 촬영하지 않는다. 개봉을 앞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도 영국,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 각지에서 촬영했다.
캐나다, 영국 등 세금 인센티브가 유리한 국가에서 촬영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취지다.
뉴질랜드 정부는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영화 유치를 위해 세금 환급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그 덕분에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등 뉴질랜드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들로 수십억 달러 수익이 창출됐다.
최근엔 블록버스터 영화 '마인크래프트' 전편이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다. 2023년 미국 제작사들은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2억 뉴질랜드 달러(약 1660억원) 보조금을 받았고, 뉴질랜드에 7억7000만 달러(약 1조700억원)를 기여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리서치 업체 프로드프로가 진행한 선호하는 촬영 장소 설문조사에서 토론토, 영국, 밴쿠버, 중부 유럽, 호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조지아, 뉴저지, 뉴욕은 각 6~9위를 기록했다.
미국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은 코로나19 팬데믹, 할리우드 노동조합 파업, 로스앤젤레스 산불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전체 제작량은 2021년 대비 26%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외에서 제작돼 수입되는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라고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하루 만인 이날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라고 일축했다. 다만 "국가와 경제 안보를 보호하면서 할리우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에도 해외 영화 제작 관행을 우려해 왔다. 취임 직전엔 멜 깁슨 등 배우들을 할리우드 '특별 대사'로 지명해 "과거보다 더 크고 좋고 강하게 되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었다.
각국은 영화 촬영 유치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는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영화 제작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며, 인도 발리우드를 포함한 해외 영화 제작사들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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