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상장사들은 법제도 아래 주주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보들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해야만 한다.
상장사들이 공시하는 정기보고서(분기‧반기‧사업보고서)에는 경영성과를 알 수 있는 재무정보에서부터 사법‧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받은 제재현황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 같은 기업의 비재무 정보들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성실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기업들과 비교해 정보를 감추기 급급한 모습들도 여럿 눈에 띈다.
<뉴스락>뉴스락>은 기업들의 ESG 관련 위법 현황을 심층분석하고 업계의 모난 청개구리를 조명한다.
두 번째는 ‘석유화학업계’다.
석화 4사, 위반 총액 246억원... LG화학 ‘최다’ · 한화솔루션 ‘최고’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시대 속 중국의 저가공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신음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규제 그물망에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뉴스락> 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4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사업보고서 내 제재현황을 분석해보니, 위반수 266건·처벌금액 총액 246억 298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공시서식에 따르면 사업보고서에는 당해를 포함한 최근 3개 년도를 기재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제재 현황 기간은 2018년도부터 2024년까지 집계) 뉴스락>
위반 분야를 안전·환경·노동·기타로 나눠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 등 안전관련 제재가 141건(5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경 제재 93건(35%) ▲노동 2건(0.75%) ▲기타 20건(8%) 순이다.
최다 위반 기업은 LG화학(대표 신학철)으로 나타났다.
제재건수는 135건으로 4사의 합 중 절반(51%)이상을 차지했다. 안전분야에서 84건·13억5558만원 ▲환경분야 36건·1억7906만원 ▲노동분야 1건(경고)·0원 ▲기타 14건·2억341만원 순이다.
다만 LG화학의 경우 4사 중 제재현황 공시를 가장 꼼꼼히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 현지법인의 제재현황은 물론, 금액이 적거나 경고 처분을 받은 경미한 위반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타사의 경우 ‘경미한 사건 등에 대해서는 생략한다’고 제재현황 공시에 부연돼 있다.
위반수가 24건으로 가장 적은 한화솔루션(케미칼부문 대표 남정운)이 처벌금액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7년간 약 217억 3900만원을 부과받아 전체 4사 위반금액의 88%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한익익스프레스와의 운송거래에 있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158억8700만원의 거액의 과징금을 받은 것이 원인이다.
이밖에 대표자 변경을 외국환거래 상대방에게 제때 고지 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57억 8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은 위반 건수 70건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위반 금액은 5억 556만원으로 가장 적다.
안전 분야 위반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32건의 제재를 받아 약 2억 982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어▲환경 29건·1억 2584만원 ▲노동 1건·240만원 ▲기타 2건·100만원 순이다.
이밖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처남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 등 4곳을 누락해 박찬구 회장이 벌금 1억 5천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롯데케미칼(대표 이영준)은 위반 수 37건, 위반 금액 6억203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서 과태료 2억8900만원을 부과받으면서 안전분야(13건)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했다.
이밖에 암모니아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4066만원을, 대기배출부과금 9300만원 등 환경분야에서 21건(1억 6020만원) 제재를 받았다.
공정 분야(2건·1억 1245만원)에서는 지난 2019년 총수 일가가 가진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 등 16개 해외 계열사들의 지분을 '동일인 관련주'로 보지 않고 '기타주주'로 신고해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솜방망이 처벌’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환경 권한 없는 지자체 한계"
지난 2019년 세간을 들썩이게 했던 여수국가산업단지 석유화학기업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사건' 이후 경과도 살펴봤다.
<뉴스락> 이 4사의 '제재현황'을 분석해보니, 당시 조작사건으로 석유화학 4사의 처벌금액은 2000만원에 불과했다. 금호석유화학이 8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솔루션 600만원 ▲롯데케미칼 400만원 ▲LG화학 200만원 순이다. 뉴스락>
특히 관련 담당자들의 벌금과 비교해보면 괴리감은 더해졌다.
4사의 조작사건의 관련 담당자들 약 14명이 1억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기업과의 벌금차이는 5배에 달한다.
이를 계기로 2020년 11월 환경범죄단속법을 개정해 매출의 최대 5%를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을 새롭게 시행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지난 2023년에는 여수산단 내 90개의 기업의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위한 분담금을 확정했지만, 사건이 있은 지 4년여가 지난 시점으로 후속 조치가 지연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같은 늦장대응에 환경·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격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7일 여수시민사회연대회의는 전남 여수시청 앞에서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사건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수산단 주변 환경오염 실태조사·주민 건강역학조사 등 포함한 9개 항의 권고안을 2021년 2월 합의했다"며 "그러나 전남도는 권고안 합의 이후 '검토중', '관계기관 협의중'이라는 핑계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라남도의회에서는 지자체의 부족한 권한으로 2017년 시행된 ‘통합환경허가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합환경허가제는 복잡했던 공장설립 등에 관한 인허가를 일원화시켜 업무처리속도를 높이고 환경 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정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장(배출시설)들의 환경에 대한 관리·감독의 권한이 전부 환경부로 넘어가면서 현장에서의 혼란을 가중하는 모습이다. (본지 2024년 11월 25일자 기사 = [뉴스락 탐사기획 | Z기자, 전국굴뚝순찰기 ⑦ 순찰1년 최종보고서] 구멍 난 대한민국 대기환경감시제도)
최병용 전라남도의원은 "여수국가산단만 하더라도 200여 개에 달하는 환경오염시설 사업장이 위치해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19년에는 여수국가산단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조작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제도에서는 환경오염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및 조치가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가 지역의 환경을 책임지고 주민들이 정책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권한이 반드시 지방으로 재이양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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