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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자신을 합성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공개하자 종교계와 바티칸이 위치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종교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흰색 예복과 금색 십자가를 멘 교황 복장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은 백악관 공식 엑스(X) 계정에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기자들로부터 차기 교황에 대한 선호도 질문을 받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며 “그게 나의 첫 번째 선택이다”라고 농담을 던진 바 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트럼프가 이같은 돌발 행보를 이어가자 종교계 안팎에선 공개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 대주교인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4일 로마에서 미사 집전 이전 해당 사진에 대해 불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필리핀 추기경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재미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전 총리 마테오 렌치는 해당 AI 이미지가 가톨릭 신자들에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 이미지는 신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사회 제도를 모욕하며, 우익 세계의 지도자가 익살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의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유치하다”며 트럼프에 대해 “병적인 과대망상증”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주 가톨릭 협의회도 X를 통해 “대통령님, 이 이미지에는 영리하거나 재미있는 점이 전혀 없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막 묻었고, 추기경들은 성 베드로의 새 후계자를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에 곧 돌입한다. 우리를 놀리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비판이 이어지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조의를 표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갔다”며 “그는 가톨릭과 종교의 자유를 위한 확고한 옹호자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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