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이끈 아웅산 수치(79) 여사는 1989년부터 15년간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됐다가, 이후 구금과 석방을 반복한 뒤 2021년부터는 군부 쿠테타로 27년 합산형을 선고받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채 구금돼 있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런데 아웅산 수치가 15년간 구금돼 비폭력 저항의 세계적인 상징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집인 양곤의 유니버시티 애비뉴 인야 호수 인근에 위치한 2층짜리 영국 식민지풍 빌라(7700 ㎡)가 4번째 경매 끝에 매수자가 없어 또다시 유찰됐다.
특히 이 빌라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등의 미국 지도자 뿐만 아니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포함한 해외 지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당초 이 빌라는 법원이 1억1360만 파운드(약 2115억원)에 경매로 내놨으나 매수자가 없어 이번에 4번째로 1억200만 파운드(약 1899억원)에 입찰이 시작됐으나 역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고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이 빌라는 아웅산 수치의 아버지인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이 1947년 7월 암살된 뒤 그의 어머니 킨 치 여사에게 정부가 기증한 집이다. 그러나 아웅산 장군의 형인 아웅산 우가 이 부동산의 지분을 놓고 법적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아웅산 우는 2019년 법원에 부동산 매각 허가 및 수익금의 동등한 배분을 청구해 승소했다.
군부는 이 문제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반정부단체인 국민통합정부 등은 이같이 반복적인 경매로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가 아웅산 수치의 민주화 유산을 지우려는 필사적인 시도로 보고 있다. 반정부단체는 해당 빌라가 문화유산이라고 선언하고 매각이나 파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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