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들판과 길가, 심지어 아스팔트 틈새에서도 끈질기게 자라는 나물이 있다. 비단풀. 이 나물은 이름처럼 땅을 비단처럼 덮는 겸손한 식물이다. 소박한 나물 비단풀은 오랜 세월 민간에서 약초와 나물로 사랑받아왔다. 먹을 게 풍부한 요즘엔 잡초처럼 취급받기도 하지만 비단풀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다. 맛있는 식재료로도 항암, 지혈, 면역력 강화 등 놀라운 효능을 자랑하는 약용 식물로도 존재감을 뽐낸다. 비단풀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비단풀의 생김새와 자생지
비단풀은 대극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땅바닥을 따라 낮게 퍼지며 자란다. 줄기는 적자색을 띠고, 타원형의 작은 잎은 마주 나며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을 지닌다. 7월에서 9월 사이 노란 꽃을 피운다. 씨앗이 익을 때쯤 약효가 가장 강하다. 비단풀은 땅빈대, 점박이풀, 내금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쇠비름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잎이 더 작고 잎에 반점이 나 있는 게 특징이다.
한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단풀은 논둑, 밭둑, 길가, 빈터, 들판, 심지어 도시의 보도블록 틈에서도 자란다. 햇볕을 좋아해 나무나 다른 풀이 없는 개방된 장소를 선호한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남북아메리카 등 온대와 열대 지방에 걸쳐 약 1600종이 분포한다. 한국에는 11종이 자생한다. 제철은 여름에서 초가을, 특히 7월부터 9월까지다. 이 시기에 채취한 비단풀이 약효와 맛 면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리법과 독특한 맛
비단풀은 나물로 먹거나 차로 우려 마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나물로 먹을 때는 어린 순을 채취해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20분 이내로 살짝 데친다. 너무 오래 끓이면 쓴맛이나 떫은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데친 비단풀은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으로 무쳐 반찬으로 즐긴다. 생으로 겉절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겉절이는 어린 순을 천일염과 양념으로 버무려 반나절 숙성하면 연하고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비단풀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음식에 뿌리거나 말린 잎과 줄기를 물에 달여 차로 마실 수도 있다. 차는 녹차처럼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부작용 없이 즐기기 좋은 차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단풀 차는 민간에서 두통이나 염증 완화 목적으로 자주 마셨다. 다만 과다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비단풀 맛은 쌉쌀하고 약간 맵다. 사포닌과 플라보노이드 성분 탓에 특유의 쓴맛이 있지만, 이는 춘곤증을 달래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풀 내음이 매력적이다.
놀라운 효능과 건강 효과
비단풀은 오랜 역사 속에서 약초로 사용되어 온 식물로, 그 효능이 다양하다. 주요 성분으로는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탄닌, 갈릭애시드, 시토스테롤, 알칼로이드 등이 있다. 이 성분들은 여러 가지 건강 효과를 제공하며, 인삼에도 다량으로 포함된 사포닌은 항암과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비단풀의 주요 효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비단풀의 흰 진액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위암, 폐암, 췌장암, 뇌종양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장티푸스균 등 다양한 병원균을 억제하는 항균 작용도 뛰어나다. 비단풀은 외부 상처에 즙을 바르거나 가루를 뿌리면 빠르게 출혈을 멈출 수 있다. 특히 자궁 출혈이나 월경 과다 등 내부 출혈에도 효과적이다. 비단풀은 생신 작용을 촉진해 새살이 돋는 속도를 높여주며, 상처 회복과 흉터 예방에도 좋다.
비단풀은 이뇨 작용을 통해 신장 결석, 방광염, 요로 결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살균 작용이 있어 설사, 위염, 대장염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비단풀은 생리불순과 월경통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사포닌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당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비단풀의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사포닌은 체내 독소와 염증을 배출하며, 감기 예방과 잇몸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먹을 때 주의할 점
비단풀은 독성이 없는 식물로,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지만 성질이 차가운 특성을 지닌다. 그래서 체질이 차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단풀을 과량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단풀을 채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자주 자라는 풀 중 비단풀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식물들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올바르게 식물을 구별하고, 섭취 방법을 잘 익히면 비단풀의 효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물로 먹거나 차로 마시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일상에서 비단풀을 자연스럽게 즐기면 그 효능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