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사)한국출산장려협회 창설자 겸 이사장. ⓒ박희준
대한민국은 지금 진정한 국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치를 책임진다는 자들은 그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정당은 국민의 삶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현실을 보면, 정당은 오직 권력을 위한 집단으로 전락했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중대한 위협은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절벽이다. 그런데 정당의 정책 우선순위 어디에도 저출산은 없다. 여야 정치인들은 당내 경선에서조차 국가 미래에 대한 진지한 비전 없이 경쟁자에 대한 비방과 모욕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대선 후보는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제시하지 않고, 오로지 경선 상대를 공격하기에만 바쁘다. 이런 정치판에서 국가 생존 전략이 제대로 논의될 리 없다.
초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사회복지나 청년문제 차원이 아니다. 이는 국방, 경제, 문화, 외교를 포함한 국가 전체의 존립 문제다. 합계출산율 0.7명대라는 숫자는 단지 통계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 소멸을 알리는 조종(弔鐘)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조차 정당이 저출생 해소를 정쟁의 소재나 여론몰이의 수단으로만 삼는다면, 그 정당은 존재할 자격이 없다.
정당은 권력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 봉사의 도구다. 국가가 사라지면 정당도 사라진다. 존재의 의미를 지키고자 한다면 모든 정당은 저출생 해소를 제1의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 예산 편성도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한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 각 부처의 기득권, 부처 이기주의, 편향된 정치 논리도 이제는 무너져야 한다.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는 서로를 비난하며 상대를 타도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대화가 사라지고, 타협이 실종된 이 정치 문화 속에서 정책은 구호로만 남았고, 국민은 외면받았다. 특히 저출산 문제는 어느 이념에 속할 수 없는 국가 차원의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은 여전히 지지층만 바라보며, 50~60% 투표율 속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만 할 뿐, 국가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당의 혁신이 아니라, 존재 목적의 회복이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처럼 100년을 넘는 정당이 되려면, 이제부터라도 정당은 국민이 믿고 지지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그 출발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있다. 이 문제를 국가적 비상과제로 채택하고, 초당적 협력으로 정책과 예산을 재편해야 한다.
필자는 ‘한국출산장려협회’를 설립하고 30여 년 동안 여야를 초월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 운동은 특정 정당의 이해를 넘는, 생존을 위한 사명이다. 정당이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저출생 해소를 위해 손을 잡고 나설 때다.
정치가 국가를 외면하면, 정당은 무너진다.정당이 저출산을 외면하면, 국가는 사라진다.
*이 글은 보내온 인구학 박사인 박희준 씨는 (사)한국출산장려협회 창설자 겸 이사장이자 생활밀착형 인구전략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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