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미래 팬데믹에 대비하고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핵심 연구 인프라의 본격적인 확충이 시작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영장류 실험이 가능한 동물생물안전 3등급(Animal Biosafety Level 3·ABL3) 연구시설 증축을 위한 기공식을 지난달 30일 생명연 오창분원에서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발생 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성패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증하는 '전임상시험'에 달려 있다.
특히 사람과 생리적으로 유사한 영장류를 이용한 감염 모델 실험은 후보물질의 실제 효과를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고위험병원체를 다루기 때문에 고도의 안전성이 확보된 ABL3 시설에서만 수행할 수 있어 국가차원의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영장류 실험이 가능한 ABL3 관련 연구 인프라가 부족해 그동안 국내 연구자와 기업들이 백신·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정부는 2022년 생명연 내 영장류 ABL3 시설 증축을 확정했으며, 이번 기공식을 통해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게 됐다. 이번에 증축되는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 영장류 ABL3 시설은 연면적 약 770㎡ 규모로 2026년 상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시설은 백신·치료제 후보물질의 유효성 평가 등 전임상시험에 특화돼 국내 산·학·연의 연구개발 수요를 충족하고, 팬데믹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전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백신·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국가 전략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권석윤 생명연 원장은 “이번 ABL3 시설 증축은 미래 감염병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바이오 연구개발 생태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 역량을 높이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영장류 실험의 자립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철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 센터장은 “새롭게 구축될 영장류 ABL3 시설은 단순히 공간 확장을 넘어 미지의 감염병인 ‘Disease X’에 대비하고 국가 바이오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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