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T월드 한정으로 신규 회원 가입을 받지 않고 대리점 피해는 SKT가 책임지겠다. 유심 문제 해소까지 14일 정도로 예상된다"
2일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SKT 고객 보호 강화 조치 브리핑'에 참석한 SKT 유영상 대표의 발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1위 SKT는 18일 유심 정보가 해킹되며 23만 명의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한 데다, 정부의 행정 지도로 사태를 해결하기까지 고객 모집을 하지 못하게 됐다.
사고는 정부 주요 부처와 공공기관이 SKT 유심을 긴급히 교체하는 등 국가 안보 위기로 확산됐다. 2500만명의 SKT 고객들이 현재 확보된 100만 개의 유심 중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대리점 '오픈런'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모든 고객의 유심을 교체할 수 있는 물량 확보가 가장 시급한 셈이다.
유영상 대표는 "국내에서 1년에 500만 대 정도의 유심이 만들어진다. 5, 6월 분을 전부 SKT가 주문했다. 국내외 유심 제조사와 생산량 확대 및 공급 일정 단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문량이 부족한게 아니라 배달이 안돼서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했다. 확보된 유심 물량은 공항 로밍 센터에 최우선으로 배송되도록 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곧 출시되는 유심보호서비스 2.0은 로밍 시에도 유심 보호가 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SKT가 최선의 조치로 주장하는 '유심보호서비스'가 해외 로밍 중이거나 비행기 모드일 때 복제 유심을 사용한 단말기가 연결될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유심 교체나 다른 이통사로의 번호이동을 원하고 있다. 이 경우 번호이동에 따른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도 불만이다.
기존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 물량은 부족한데 신규 고객에 대한 매일 1만~2만 개의 유심은 빼놓았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유영상 대표는 "직영인 T월드는 유심 문제 해소 기간으로 가늠되는 14일여 동안 신규 회원 영입을 중지하겠지만, 중소업체인 일반 대리점에 신규 고객을 받지 말라는 건 생존이 달린 문제라 막을 순 없다. 피해를 입으신 것에 대해선 보상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라고 했다.
위약금에 대해서는 "번호이동에 대한 위약금 문제는 법무검토 중이다. 법무검토 이후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반 고객들이 유심을 받기 위해 시간과 교통비를 지출하는 것에 대해 SKT 측의 유심 택배 배송도 방안으로 거론됐지만 인력부족을 이유로 일축됐다. 유 대표는 "택배를 보내더라도 SKT 측 인증과정을 거쳐야 할 뿐더러 고객센터 인력을 빼서 택배 인력에 투입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이다. 일단은 고객 유통망에서 유심을 교체하는 게 낫다"라고 했다.
SKT는 유심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지만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늦장 신고하고 당국의 피해 지원을 '중소기업' 대상으로 오인해 기술 지원을 거부한 잘못이 있다.
해킹 사실을 밝히는 고객 문자 발송은 시스템 용량의 한계로, 최우선 조치인 유심보호서비스 제공은 T월드 접속 폭주로 일괄 처리되지 않고 지연된 책임도 있다. 여기에 초동 조치에서 디지털 취약계층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최근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했지만 통신의 본업인 정보투자금액은 이통 3사 중 가장 적어 비판을 받았다.
향후 SKT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가 자동으로 가입되도록 할 예정이다. 하루에 120만 명씩, 디지털취약계층을 우선으로 이뤄진다. 현재까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SKT 고객은 850만 명이다.
SKT는 고객 불편이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 매일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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