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반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일(현지 시간)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저버리면 유럽은 여러 가지 불행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지원을 끊으면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문제가 아니라, "개별 유럽 국가가 러시아에 맞설 정치적인 의지를 잃을 수 있다"라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오히려 러시아가 쉽게 승리하기는 어렵다고 매체는 내다봤다.
매체는 유럽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저버리는 일을 '포스트-아메리칸 유럽'의 첫걸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향후 러시아가 유럽을 공포로 굴복시킬 수 있고, 유럽 각국도 유화책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린어페어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나토 동맹의 미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믿을 수 있다"라며 "(하지만) 현실은 우크라이나가 유럽 안보의 린치핀(핵심 축)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설 경우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서 자국의 세력 확산을 견제하려는 의지가 더는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며 "청신호를 본 러시아는 유럽 안보의 토대를 시험하려 들 수 있다"라고 했다.
이런 '시험'에는 우크라이나에 한 것과 같은 침공이 아니더라도 협박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루마니아나 발트 3국 등 나토나 유럽연합(EU)에서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국가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소수 민족이 특정 국가 안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이기도 하다.
이어 "미국이 (러시아의) 표적이 된 국가를 지지할 의사가 없다면 프랑스나 독일, 영국 같은 유럽 다른 강대국이 관여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 없이는 러시아를 물러서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합해도 러시아의 핵 사용 협박이나 재래식 위협을 저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는 것이다. 매체는 "신뢰할 만한 미국의 대(對)유럽 안보 우산이 없다면 러시아는 나토를 종이 호랑이로 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포린어페어스는 미국과 같은 대등한 견제 세력이 없을 경우 러시아가 유럽에서 더 쉽게 영향력을 구축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199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 전략가들이 제거하려 한 대서양 동맹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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