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14위와 16위에 머물며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가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두 팀 모두 준결승 1차전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서 맞붙을 가능성을 높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한국시각) “맨유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옵타의 예측에 따르면 맨유는 97%, 토트넘은 91%의 결승 진출 확률을 보인다”며 “양 팀이 모두 결승에 오를 확률은 무려 88%에 달한다”고 전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현지 시간으로 5월 21일, 스페인클럽 아틀레틱 빌바오 홈구장인 산 마메스에서 열린다.
맨유는 준결승 1차전 원정에서 빌바오를 3-0으로 완파하며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고, 토트넘 역시 홈에서 노르웨이의 북극 구단 보되/글림트를 3-1로 꺾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BBC는 “두 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결승은 단순한 우승 다툼을 넘어 유럽 생존권을 놓고 벌이는 사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잉글랜드 팀 간 유럽대항전 결승전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UEFA 주관 대회 역사상 지금까지 오직 다섯 번만 열렸다. 최초의 ‘올-잉글랜드 결승전’은 1972년 UEFA컵(현 유로파리그) 결승으로, 토트넘과 울버햄턴이 맞붙었다. 당시 토트넘은 1차전에서 마틴 치버스의 두 골로 2-1 승리를 거두고,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초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그 뒤로 무려 36년이 흐른 뒤,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유와 첼시가 모스크바에서 맞붙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프랭크 램파드가 각각 득점한 뒤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슬립한 존 테리’의 악몽 속에서 맨유가 승리를 가져갔다.
2018-2019시즌에는 두 번의 올-잉글랜드 결승이 열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선 리버풀이 토트넘을 2-0으로 꺾었고, 유로파리그에서는 첼시가 아스널을 4-1로 제압했다. 이어 2021년, 첼시는 맨시티를 1-0으로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열린 다섯 번의 잉글랜드팀 결승 중 절반이 토트넘이 연루된 경기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리고 이제, 여섯 번째가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강등 위기를 면한 게 다행일 정도로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두 팀 모두 유로파리그 우승만이 챔피언스리그 진출 옵션이다. UEFA는 유로파리그 우승 팀에게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자동 진출권을 부여하고 있다.
BBC는 “토트넘과 맨유 모두 리그 5위권과 20점 이상 차이 나는 만큼, 결승 진출은 곧 생존권을 거머쥐는 것”이라며 “이 두 팀에게는 단순한 명예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경기”라고 전했다.
변수는 있다. 특히 토트넘은 2차전을 북극권의 인조잔디 구장에서 치러야 한다. 보되/글림트는 유럽대항전 홈경기에서 70%에 달하는 승률을 자랑하며, 이미 여러 빅클럽을 놀라게 한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의 조직력과 집중력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즌은 잉글랜드 클럽들이 유럽 대항전에서 모두 준결승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스널은 챔피언스리그에서 PSG와 맞붙었고(1차전 0-1 패), 첼시는 컨퍼런스리그에서 유르고르덴을 4-1로 꺾고 결승에 성큼 다가섰다. BBC는 “잉글랜드 팀들이 사상 첫 3개 유럽 트로피를 독식할 가능성도 있다. 확률은 12%지만, 이 시즌은 전례 없는 기록을 만들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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