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가 커뮤니티 사우나 내 공용 비품 제공을 중단하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는 최근 사우나 이용객을 위한 공용품 제공을 일부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아파트 측은 사우나 입구에 "입주자 대표회의 결정에 따라 재고 소진 후 비누, 치약을 제외한 나머지 공용품은 제공하지 않는다"라는 안내문을 설치했다.
이에 따라 샴푸, 바디워시, 로션, 스킨 등 그동안 제공했던 비품은 더 이상 비치되지 않으며 기본 세면도구 외 대부분의 편의용품이 사라지게 됐다.
이러한 갑작스런 조치의 배경에는 일부 입주민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베일리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사우나에 비치한 샴푸를 개인 통에 담아가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빨래를 가져와 샴푸로 세탁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충격적인 불만글이 올라왔다.
이로 인해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공용 비품은 없애는 게 낫다"라며 고급 아파트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 부끄럽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와 더불어 관리비 증가도 비품 지급 중단의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관리업체 타워피엠씨 관계자는 "사우나 공용품 운영 비용은 한 달에 약 150만원 들었는데 최근에는 300만원까지 크게 늘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부 입주민이 공용 샴푸를 펌핑해 가져가는 사례도 반복됐으며 다른 주민들은 개인 용품을 가져오기 때문에 오히려 공용품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100억 아파트 살면서 샴푸 펌핑해 가져가
이처럼 운영 비용의 급증과 주민들의 불만이 지속되자 대표회의는 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지급 중단을 결정했다. 업체 측은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더 이상 샴푸는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100억 원 아파트'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체 2990가구 규모에서 한 달 300만 원의 비용은 세대당 1000원 수준에 불과한데, 이를 절약하겠다고 입주민 편의를 줄이는 것은 과도한 절약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원베일리의 전용 52평(133㎡) 아파트는 최근 106억 원에 손바뀜되며 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 외에도 24평(59㎡)은 40억5000만 원, 33평(84㎡)은 70억 원, 46평(116㎡)은 80억 원 등 기록적인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일부 주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출퇴근 후 사우나를 자주 이용하는데, 수건은 물론 샴푸까지 없애니 너무 불편하다"라며 "100억짜리 아파트에서 샴푸를 없애는 게 자존심 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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